10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열리는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A코스와 B-1코스, B-2코스, C코스에서 진행된다. 강희만기자
썰물 때만 드러나는 신비의 해안선
드넓은 용암지대 빌레 개간한 밭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된 밭담길체험 프로그램·먹거리 장터 풍성
제주 동북쪽 끝에 이웃해 있는 김녕리와 월정리는 서로 다르면서도 많이 닮은 마을이다. '넉넉하고 편안한 마을'이라는 뜻의 김녕(金寧)에는 신석기시대, '아름다운 반달을 닮은 마을'이라는 뜻의 월정(月汀)에는 탐라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도 남아 있다. 주민들은 청정 해안과 풍부한 용천수에 의지해 멜(멸치)과 함께 해산물을 걷어올리며 오랫동안 삶을 이어왔다. 평화로운 이 두 마을은 지하에 만장굴과 김녕굴, 용천굴과 당처물동굴 등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동굴을 품고 있다. 이 신비로운 땅에서 '2019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행사가 시작됐다.
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아름다운 장소에 대한 교육과 관람을 통해 지역사회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유네스코 프로그램이다. 약 180만 년 전부터 1000년 전까지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삼섬 제주에는 화산지형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제주 지질공원의 대표명소로는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거대한 용암동굴인 김녕·월정리의 만장굴을 비롯해 ▷한라산 ▷성산일출봉 ▷서귀포층 ▷천지연폭포 ▷주상절리대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우도 ▷비양도 ▷선흘곶자왈 ▷교래삼다수마을이 있다.
10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운영되는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A코스와 B-1코스, B-2코스, C코스에서 진행된다. A는 김녕해수욕장 휴게소를 출발해 세기알해변-도대불-조간대-청굴물-게웃샘굴과 게웃샘물을 거쳐 김녕해수욕장 휴게소에 도착하는 1.8㎞ 코스이다. 풍차와 푸른바다가 어우러진 절경과 밀물 때 잠겼다가 썰물 때 드러나는 신비로운 해안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전설의 용천수 등을 만날 수 있다.
B-1은 김녕해수욕장 휴게소-진빌레길-월정밭담길-산담이야기-용천도굴 호수·당처물동굴 해설 포인트-투뮬러스-환해장성-두럭산-성세기해변-김녕해수욕장 휴게소까지 7.2㎞ 코스에서 진행된다. 용암이 넓게 펼쳐진 긴 빌레를 개간해 만든 밭,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서 아름다운 풍광까지 연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밭담길, 용암이 부풀어 올라 거북이 등껍질과 같은 형상을 만들어낸 투뮬러스, 고려 때 쌓아올린 환해장성, 바다에 잠겨 1년에 딱 한 번 음력 3월 보름에만 볼 수 있다고 전해지는 두럭산, 빌레 용암 위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성세기해변 등 지질공원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B-2는 B-1에 멸치잡이로 유명한 월정포구(무주포)와 월정해변(한모살), 멸치의 풍어를 기원하며 해신제를 지내는 해신당, 제주의 다양한 밭담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제주밭담 테마공원을 추가해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중 가장 긴 10.5㎞ 코스이다. C 코스는 월정리사무소를 출발해 무주포와 한모살-해신당-제주밭담 테마공원을 거쳐 월정리사무소로 돌아오는 4.2㎞ 구간이다.
탐방객들이 트레일코스의 지질과 생태, 역사 문화 등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지질 탐방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4일 오후 1시에는 곤충, 5일 오후 1시에는 역사·문화, 6일 오후 1시에는 지질 분야의 전문가가 해설한다. 회당 30명 선착순으로 전화 접수하고 있다. 행사장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먹거리 장터도 운영한다. 행사기간 본부석에서 생분해 비닐봉투를 받아 쓰레기를 가득 수거해오는 탐방객에게는 기념품도 제공한다. 문의 750-2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