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12일 공식 사퇴 "도민께 송구"

원희룡 제주지사 12일 공식 사퇴 "도민께 송구"
1일 사퇴 기자회견 이튿날 제주도의회에 통지 절차
"정권교체 정치적 책임 느껴… 제2공항 반드시 추진"
  • 입력 : 2021. 08.01(일) 14:2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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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강희만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당내 경선에 집중하기 위해 1일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대선 출마를 위해 광역단체장이 사퇴하는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 사퇴 선언은 1일 이뤄졌지만, 도의회 통지 절차가 남아 있어 원 지사가 공식적으로 도지사 직에서 물러나는 시점는 오는 12일 0시이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과 약속했던 임기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 교체에 나서기 위해 도지사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어떠한 꾸짖음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지난 2018년 지사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도민만 바라보겠다"면서 대권 도전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원 지사는 이런 도민과의 약속을 뒤집고 대권 도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정권 교체를 위한 정치적 책임'을 들었다.

그는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결심할 때까지 많이 망설이며 고뇌의 시간을 보냈고, '이것이 최선일까'하고 수 없이 고민을 했다"며 "그런데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있고,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어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선 정권을 교체해야 하며 정권 교체만이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을 되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져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을 느껴 이 일에 지금 나서고자 한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며 당내 경선을 치르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양심상 허용할 수 없고, 대선 경선에도 집중할 수 없어 지사직 사퇴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며 "또 정권교체를 위해서 모든 걸 쏟아 부어야하는 절박함도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제2공항 건설사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을 비롯해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면서 "제2공항은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도정 공백 우려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계속 되는데 직을 내려놓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며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방역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만반의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원 지사는 2일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자치단체장은 사퇴 10일 전 해당 지방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사직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 지사는 12일 0시를 기해 공식적으로 지사직에서 물러나며 이 때부터 제주도정은 도지사 권한 대행을 맡은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이끌게 된다.

한편 원 지사는 이날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데 이어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을 만났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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