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정 환경보전국장이 12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한라일보] 각종 특혜 의혹과 위법 논란이 일고 있는 오등봉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대해 제주도가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제기했다. 다만 제주도는 현재 '사업 중단'을 목적으로 진행 중인 소송과는 결이 다르다며, 감사 청구의 주 목적은 '원활한 사업 추진'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2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 제4조에 의거, 이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번 감사 청구 목적에 대해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가리는 등 사업에 대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고, 도민 신뢰 확보 이후 원활한 사업 추진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등봉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도시공원 일몰 기한이 만료된 제주시 오등봉 근린공원 부지 76만4863㎡에 1630세대 규모의 지하2층·지상15층 아파트를 건설하고, 나머지 부지는 공원시설로 조성해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의 사업이다. 사업 시행자는 제주시와 호반건설의 특수목적법인인 오등봉아트파크다.
■ 시민사회단체 잇단 특혜 의혹 제기.. 행정소송도 진행중
이 사업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제주지사 재임 기간에 추진했던 사업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특혜 의혹과 함께 절차적 문제점이 제기되며 소송까지 이어져 왔다.
앞서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 등 284명은 제주시를 상대로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인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해당 소송은 지난 5우러 31일 1차 변론에 이어 오는 19일 2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원희룡 전 지사는 지난 5월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에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대장동 개발사업 같이 민간업자에게 공공의 땅에서 나온 특정수익을 몰아주도록 하는 것을 방지한 전국 최초의 모범사례"라고 반박한 바 있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조감도.
제주도는 이번 감사 청구는 오등봉공원 사업에 대해 도내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해 진행 중인 소송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 허문정 국장 "감사청구와 사업중단은 별개..사업추진 계획대로 추진"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이번 제주도의 감사 청구는 소송에서 제기된 사항과는 별개"라며 "소송은 민간특례사업 요건 미충족 및 절차 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내용이지만, 제주도는 '업무 처리 과정의 적정성'을 다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또 이번 감사 청구가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허 국장은 "감사원 감사 청구와 사업 중단과는 관련이 없다"며 "내년 1월 공원 시설 착공, 내년 6월 주택 시설 착공 등 2025년 12월까지는 모든 사업이 마무리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공익감사 청구를 통해 ▷2016년도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불수용 이후 재추진 이유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추진 시 비공개 검토 지시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지침 변경 사유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수익률 8.91% 적절성 ▷제안심사위원회 구성 및 평가 적정성 ▷사업자 선정 및 협약체결 등 업무처리 전반에 대해 위법성 등의 여부를 판가름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익감사 청구가 접수되면 감사원은 서면조사나 실지 조사를 한 후 감사가 필요한 경우 소관 사무차장이 등이 결정하거나 공익감사청구자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