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월산 체육공원에서 노형동(동장 김신엽)·노형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종희)가 주최·주관한 제1회 노형동 4·3 평화 올레길 걷기 행사가 열렸다. 제주도민, 지역주민, 4·3 유족, 관광객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제주의 미래 중심인 노형동은 4·3으로 최대 인명피해와 최다 잃어버린 마을이란 아픔을 갖고 있다.
식전 행사인 길 트기, 진혼굿 공연에 이어 개회식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대신해 조상범 특별자치행정국장 그리고 이상봉, 양경호, 이경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과 내빈들이 참석했다. 기념 공연인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로 무대 정면에 동백꽃과 함께'화해와 상생'이란 4·3 캐치프레이즈가 새겨지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는 주제 추모 공간, '상처는 흉터로 남아'라는 주제의 노형동 4·3 역사 사진전과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체험 부스 등이 운영됐다.
걷기 행사는 4·3 유적지 2개의 4·3 평화 올레길 코스로 진행됐다. A 코스는 해안동 방면으로 리생이 마을을 경유하고, B 코스는 노형동 방일리 마을을 경유한다. 셀프 캐리커쳐 그리기, 참가 기념사진 남기기, 제주 4·3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동백스티커 꽃 벽 만들기 부스를 운영하고 참가자들에게 스탬프 인증했다.
4·3 당시 해안동의 리생이 마을 그리고 노형동의 '함박이굴' '방일이' '드르구릉' 등의 마을들이 사라져 잃어버린 마을이 됐다. 4·3이 남기고 간 비극이다. 현재 잃어버린 마을 표석은 해안동의 리생이, 노형동의 드르구릉에 세워져 있다. 리생이 마을 표석에는 '여기를 지나는 길손이거나 찾아온 사람들이여 이곳에도 정다운 사람들이 오순도순 살았음을 기억하라. 뼈아픈 역사를 되새겨 보라. 다시는 이 땅에 4·3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표석을 세운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4·3의 최대 피해 마을 노형이라는 것을 단순히 피해 숫자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도 가볍게 넘겨선 안 되고, 기억을 넘어서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서 다시는 불행한 역사의 질곡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1회 노형동 4·3 평화 올레길 걷기 행사가 지속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