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시 애향운동장 '애향 노인 쉼터' 어쩌나

[현장] 제주시 애향운동장 '애향 노인 쉼터' 어쩌나
노인 이용자 모이며 지붕 등 씌워 실내 공간 조성
"인근 지역서 하루 40명 모여… 겨울철엔 80명까지"
무허가 운영 속 증축·이전 요구 이러지도 저러지도
  • 입력 : 2022. 12.05(월) 18:5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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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운동장 앞에 들어선 이른바 '애향 노인 쉼터'.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공공체육시설인 제주종합경기장 애향운동장 부근에 들어선 이른바 '애향 노인 쉼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시설 증축 등을 바라고 있지만 당초 허가나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5일 제주시와 쉼터 이용자들에 따르면 이 시설은 2010년쯤 제주도의회 모 의원과 노인들의 요구를 반영, 기존 벤치 등을 활용해 지붕을 씌우고 문을 달아 56.1㎡(17평) 규모의 실내 공간으로 조성됐다. 코로나19 발발 이후에는 이용자들의 출입을 막고 시설을 폐쇄하는 등 사실상 제주시에서 관리해왔다. 지난 5월부터 다시 문이 열리면서 쉼터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노인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 쉼터에서 만난 강 모(제주시 오라동)씨는 "마을에 경로당이 있지만 용담동, 건입동, 삼도동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는 노인들이 많다. 평소 35~40명이 오는데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탓에 80명 정도가 모인다.

하지만 실내가 비좁아 노인들이 밖에서 추위에 떠는 일이 생기고 있다"며 "그동안 이용자들이 '애향 노인 쉼터'로 이름 붙인 이곳에 대해 도의원 등이 증축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최근 제주시가 애향운동장 본부석을 철거해 개·보수 사업이 진행 중인 것과 연계해 신축 시설로 노인 쉼터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모 도의원은 "당초 취지와 다르게 음주 등이 목격되면서 애향운동장 인근에서 산책이나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등 마찰이 있었다. 다만 노인들의 휴식 공간을 보장해주면서 양성화하는 방안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쉼터를 철거하는 대신 신축 중인 애향운동장 시설에 쉼터를 옮겨달라는 건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이전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시에서 쉼터 공사를 할 때 업무 담당자가 건축 신고나 허가를 제대로 받지 않은 것 같다"면서 "애향운동장에 오는 노인들이 장기나 바둑을 두고 운동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쉼터 증축이나 이전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다"며 "앞으로 이용자와 주변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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