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가 중산간 난개발을 막겠다며 고안한 '제주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는 7일 제413회 임시회 제4차 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부결' 결정을 내렸다.
송창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은 "이번 개정안을 본 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부결 사유를 나열했다.
부결 사유로는 ▷난개발 방지라는 개정 취지에도 불구하고 도민 공감대를 받지 못하며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점 ▷동일 용도 지역임에도 공공하수도 연결 여부와 표고에 따라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를 다르게 제한하는 데 대한 타당성 여부 검토 필요 ▷개인오수처리시설의 관리방안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 포화에 따라 하수처리구역 내외를 달리한 개인오수처리시설 허용 여부가 난개발 방지와 환경 보전이라는 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중산간지역에 대해 타 조례에 의한 행위 제한이 있음에도 표고 300m 이상에 대한 추가 규제는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점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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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위원장은 집행부 소관 부서에 대해 "부결 사유에 대해 검토하고, 난개발 방지와 재산권 침해 해소 등 도민사회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 사항을 조속한 시일 내에 (도의회에)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심사에 앞서 의원들은 조례안에 대해 과도한 재산권 침해, 공감대 형성 미흡 등 충분한 검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성산읍)은 "의회가 토론회를 통해 청취한 도민의견을 대조해보면 개정안에 미흡한 점이 많다"며 "특히 개인오수처리시설의 철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개정이 어렵다. 아무리 좋은 정책, 좋은 제도라도 도민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동력을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강경문(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은 "공익을 위해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나 과도한 사적재산권 침해"라며 "(표고) 300m 이상에서 절·상대(보전지역) 등 규제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를 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김기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은 "조례의 맥락과 기조를 바꾸는 건 신중해야 하지만 잦은 조례 개정으로 도민사회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표고 300m 기준에 대해선 "명확한 근거와 기준 없이 단순 표고에 의해 규제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데다, 하수도 (포화) 문제를 오롯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제주도가 제출한 도시계획조례안 개정안은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에서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허용하고 표고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의 공공주택·숙박시설 건축을 불허, 2층 이하 150㎡ 미만으로 건축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