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주4·3 75주년] (2)제주4·3 기록유산 등재

[특별기획 제주4·3 75주년] (2)제주4·3 기록유산 등재
"발발서 진상규명까지… 세계의 기록돼야"
  • 입력 : 2023. 03.28(화) 00:00  수정 : 2023. 03. 28(화) 18:36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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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을 일주일 앞둔 27일 제주시 번영로에 4·3 추념식 안내 입간판이 설치돼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2003년 10월 15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산하 '진상조사보고서작성기획단'은 4·3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내·외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진상조사보고서를 최종 확정하고 발간했다. 그보다 앞선 3월 조건부로 보고서를 채택한 뒤 6개월의 시한을 두고 접수된 의견을 검토하고 일부 내용을 반영,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보고서다.

4·3진상보고서, 왜곡 시도 맞서 판단 근거 역할
도, '2024년 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 공모 신청

"반목·갈등 되풀이 않도록 기록유산 등재에 총력"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는 4·3 왜곡 시도가 있을 때마다 이를 바로잡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4·3특별법 제정, 국가추념일 지정, 정부의 사과 등에도 여전히 4·3흔들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진상조사보고서를 비롯한 제주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지난 2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등재기원 공동선언문을 통해 "75년이 지난 지금도 4·3흔들기가 지속되면서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 땅에 반목과 갈등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화해와 상생의 당당한 역사로써 세계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모든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4월쯤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국가마다 2건 이내로만 신청할 수 있어 문화재청 심사의 문턱을 넘어서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월 문화재청 주관 '2024년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 공모에 4·3기록물을 신청했다.

도는 기록물을 신청하면서 "제주4·3 자료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이념 대결, 국가폭력, 민간인 학살 등을 한 눈에 보여주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고 고유한 기록 자료로써 세계의 기록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은 공공기관 생산기록, 군·사법기관 재판 기록, 미국 생산기록 등 4·3당시 기록과 4·3희생자 심의·결정 기록, 도의회 조사기록, 피해자 증언, 진상규명운동 기록, 화해·상생 기록 등 4·3 이후 기록을 포함해 모두 3만 여건이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생산된 각종 기록 문서 및 시청각 자료, 정부 자료, 군인·경찰 자료, 무장대 자료, 국가판결문 수형인 명부 등 행형 자료,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외국 소장 자료 등이 있다.

국가기록원에 소장돼 있는 계엄령 선포문, 대통령 유시를 담은 국무회의록 등 행정부와 국회의 기록과 군·경의 작전일지, 정보기록,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소장돼 있는 정보보고서와 작전상황보고서 등도 망라한다.

4·3이후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 과정에서 국회와 도의회, 4·3위원회에 제출된 희생자 신고자료, 4·3연구소, 도민연대, 유족회 등에 의해 작성된 진상규명 운동 자료, 정부진상조사보고서, 언론4·3 보도 등 주요 기록물도 포함됐다.

섯알오름, 현의합장묘, 화북동, 제주공항, 도두동에서의 유해발굴 자료, 4·3유족회 창립과 위령제 봉행, 국가추념식 등 유족회 기록과 특별법 제정 운동 등 진상규명운동 기록과 하귀리 영모원 조성 등 4·3의 모든 기록물이 대상이다.

4·3기록물이 문화재청 심사에서 신청 대상에 선정되면 2024년 3월까지 유네스코 사무국에 해당 서류가 제출된다. 이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르면 2025년 하반기쯤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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