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제주점 천일염 판매 장소에 '일시 품절'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 문미숙기자
[한라일보] "천일염이 매장마다 품절이네요.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다니 불안할 수밖에 없고, 겨울 김장김치 담글 때 사용할 굵은소금을 미리 사놓을까 했는데 살 수가 없어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여름부터 바다에 배출할 예정이란 소식에 제주에서도 천일염(굵은소금)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15일 브리핑을 통해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유통매장 등 현장에선 소금을 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6일 오전 찾은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제주점. 매장 입구에서부터 천일염이 일시 품절됐다는 안내문이 나붙었지만 매장 내 천일염 판매코너를 찾는 발길이 적잖았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소금은 김치 절임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굵은 천일염인데, 소금 매대는 텅 비어 있고 대신 나붙은 '품절'이란 안내문에 발길을 돌렸다. 식품 제조회사에서 소포장으로 생산한 굵은 천일염 매대도 '품절'로 텅 비었다. 다만 꽃소금 구입은 평소처럼 문제가 없었다.
한 소비자는 "20kg 천일염을 한 포대씩 구입해 김치나 젓갈 등을 담글 때 많이 사용하는데 2~3년 정도는 쓸 수 있다. 아직 천일염이 남아있긴 하지만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모두들 불안해하고, 소금은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니 한 포 구입해 두려고 했더니 품절"이라며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원래는 겨울 김장철을 앞두고 천일염을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주변에서 미리 사둔다길래 매장에 나와봤더니 굵은 천일염은 품절돼 입자가 가는 천일염이라고 사둘까 한다"고 했다. 이 소비자는 또 "원전 오염수가 위험하다면 소금은 말할 것도 없고 미역, 멸치, 생선 등 바다에서 나는 건 다 마찬가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는 한 보름 전쯤부터 소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남 신안군의 한 농협에서 공급받는 천일염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급기야 매장 회원 소비자들에게 이날 휴대전화 문자 안내까지 띄웠다. '현재 천일염 공급 부족으로 판매 불가 상태로, 오는 19일 오전 8시부터 번호표를 나눠주고 8시 30분부터 20㎏ 천일염 280포대(포당 3만3800원)를 1인 1포로 제한해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20㎏들이 소금 30~40포대를 거래처에서 납품받으면 충분했다"며 "하지만 보름 전쯤부터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자 거래처에 추가 발주해 10~20포 정도를 더 공급받아 왔는데, 최근엔 전국적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 매장에 소량 입고되면 금세 품절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9일 280포를 판매한 후에는 언제 소금을 납품받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축협 하나로마트 아라지점도 최근 천일염 공급이 달려 하루 판매량을 20㎏들이 5포대만 1인 1포대로 한정 판매중인데, 일찌감치 동나고 있는 상태다.
1.5㎏, 3㎏ 등 소포장 단위의 천일염을 판매하는 이마트 서귀포점에서는 현재 천일염이 판매되고 있긴 하지만 거래처에서 입점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를 보면 지난 16일 굵은소금 소매가격은 5㎏ 기준 동문시장에서 7500원으로 1년 전(6700원)보다 11.9% 올랐고, C유통의 경우 작년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4.3% 상승했다.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제주점 천일염 판매 코너가 품절로 텅 비어 있다. 문미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