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갯벌습지 보호 지정하자마자 나빠졌다니

[사설] 갯벌습지 보호 지정하자마자 나빠졌다니
  • 입력 : 2024. 01.11(목)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 오조리 갯벌'은 정부에서 지정한 제주의 첫 습지보호지역이다.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해양수산부가 물수리, 노랑부리저어새와 같은 멸종위기종 조류들이 서식하는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0.24㎢를 이같이 지정한 것이다. 그런데 오조리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자마자 황근 등 일부 식물이 고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조리마을회에 따르면 습지보호지역 일부 지점에서 갈대를 찾아보기 어렵고 황근은 고사 상태다. 물에 살던 보말(고둥) 등도 폐사했다. 이 중에서 황근은 오조리 식산봉 바닷가 염습지에서 자라는 독특한 식물이어서 '식산봉의 황근자생지 및 상록활엽수림'으로 제주도기념물이 됐다. 마을회에서는 최근 들어 습지 환경이 악화된 데는 주변 농경지에 놓인 관으로 오폐수가 유입되는 영향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엊그제 제주도세계유산본부와 서귀포시청 등에 공문을 보내 해당 지역에 대한 조사와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조리 갯벌은 간조시간이 되면 갯벌이 되고 한라산과 함께 바다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연안습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보전하겠다며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청한 이유다. 해수부도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계기로 오조리 갯벌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생태자원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지역주민과 정부의 노력으로 지정된 습지보호지역이 갈대도 살 수 없는 정도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습지로 배출되는 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수질검사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34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