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고분양가와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제주지역 주택 미분양 물량 해소 전망이 어둡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평가 및 리스크 점검' 자료에 따르면 투자수요 감소로 주택 가격과 거래량 모두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미분양 물량은 2년 새 세 곱절 가량 늘었다. '준공후 미분양주택'은 39.7%로, 전국 평균(17.5%)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실수요와 지역 외 거주자 투자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작년 11월 기준 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이다. 서울을 제외하면 가장 비싸다. 전국 평균 1709만원에 비해 1.5배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수요 측면에서 당분간 매수세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시행사의 분양가 합리화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현 상태에선 기대하기 힘들다.

건설업계는 미분양 주택 등의 여파로 공사대금 회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는 직접적인 자금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동반하락하면서 경영난으로 지난해에만 도내 건설사 74곳이 폐업했다. 건설투자가 줄면 민간 소비 등 실물 경제 지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예견됐던 문제들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주택공급 관리를 해야 하는 제주도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부동산 시장 부진이 실물경기 침체와 금융기관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지만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내놓은 갖가지 해법들이 유명무실했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