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의 남수현(오른쪽부터), 임시현, 전훈영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손가락과 금메달로 숫자 10을 만들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라일보]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의 신화를 완성했다.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안치쉬안, 리자만, 양샤오레이로 팀을 꾸린 중국을 5-4(56-5355-54 51-54 53-55 <29-27>)로 물리쳤다.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 종목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양궁은 이로써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특정 나라의 특정 종목 연속 우승 최다 타이기록이다.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이 400m 혼계영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10연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 양궁은 다음날 이어지는 남자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면 3회 연속으로 올림픽단체전 남녀 동반 우승을 이룬다.
지난해 열린 2020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개인·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3연패를 이루며 여자 양궁 '에이스'로 떠오른 임시현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3관왕등극의 첫 단추를 끼웠다.
남수현과 전훈영에게도 올림픽 데뷔 무대였다.
남수현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업 1년 차를 맞은 만 19세 신예다.
만 30세로 대표팀 '맏언니'인 전훈영은 2020년도 국가대표에 뽑힌 적이 있으나 그해 열리기로 돼 있었던 도쿄 올림픽, 월드컵 등이 코로나19 탓에 1년 미뤄져 주요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다.
여자 대표팀은 올해 월드컵 1, 2차 결승에서 중국에 거푸 당한 패배를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되갚았다.
또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이어온 중국 상대 올림픽 단체전 전승 행진을 5경기로 연장했다. 이 5경기 모두 결승전이다.
10연패 신화를 완성한 세 태극궁사들은 잠시 '적'으로 돌아가 개인전 금메달 경쟁을 펼친다.
여자 개인전 결승은 현지 시간으로 8월 3일 치러진다.
임시현은 앞서 2일 김우진(청주시청)과 함께 혼성 단체전 2연패에 도전한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멕시코가 네덜란드를 6-2로 물리쳤다.
임시현과 남수현, 전훈영은 25일 오전 진행된 랭킹 라운드에서 팀 합계 1위를 차지, 1번 시드를 받아 1회전을 거르고 8강부터 경쟁했다.
레쟁발리드 사로가 아침보다 낮에 더 까다롭게 바람이 분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처음으로 오후에 실전을 소화한 여자 '태극궁사'들은 흔들림 없이 우승을 향해 전진했다.
8강에서는 대만을 6-2로 물리쳤다.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서는 3세트까지 2-4로 끌려가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4세트에 5발을 10점에 꽂으며 전세를 뒤집었고, 슛오프에서 막내 남수현이 쏜 10점에 힘입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도 슛오프까지 가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먼저 4점을 냈으나 거푸 두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슛오프에서 '명궁들의 강심장'이 빛났다.
남수현이 9점을 쐈고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은 9점과 10점 사이 라인에 걸쳤다.
중국은 도합 27점을 기록했다.
만약 라인에 걸친 한국의 화살 두 개가 모두 9점으로 인정된다면 한 발을 10점에 쏜 중국이 우승하는 상황이었다.
심판은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 모두를 10점으로 인정했고, 그대로 한국의 우승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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