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클릭 한번에 뒤집어지는 세상, 제주관광이 살아가는 방법

[김성훈의 백록담] 클릭 한번에 뒤집어지는 세상, 제주관광이 살아가는 방법
  • 입력 : 2024. 08.19(월) 01: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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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전년 동기 대비 매월 관광객이 줄어 울상이던 제주관광시장에 모처럼 반가운 뉴스가 들려왔다. 8월 들어 제주행 관광객이 늘면서 11일 기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851만여명을 기록, 819만여명인 지난해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크루즈 봇물과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이 전년보다 84만여명 증가한 117만여명의 제주행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국인들의 제주행은 6.5% 감소했다. 전국 최고 고물가 지역이라 마뜩잖은데 각종 신문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바가지와 불친절이 이슈를 타면서 제주 이미지가 뚝 떨어진 탓이다. 오죽하면 '제주에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이 나왔을까.

최근 제주관광은 연이어 터져 나온 악재로 곤혹을 느끼고 있다. 이른바 '비계 삼겹살'이 여론을 자극했고 용두암 5만원 해산물 논란은 제주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지난주엔 수입산 돼지고기를 제주산이라 속여 판매한 음식점 다수가 적발돼 충격을 안겼다. 많은 언론에서 이를 두고 '제주 음식점의 배신'이라 했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일련의 제주관광 이미지 추락 소식을 놓고 적지 않은 도민들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관광지는 세상 어느 곳이든 바가지 논란이 야기되는데 제주만 유독 불친절하고 바가지를 씌우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내 수만개 음식점이 있는데 극소수의 일탈로 전체가 욕을 얻어먹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이들은 제주가 비록 고물가 지역이기는 하지만 음식값이 저렴한 착한 가게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얼마 전 도내 신문지상에 동일한 기사가 도배됐다. 제주와 일본 여행비용을 비교한 결과다. 실제론 일본여행 경비가 제주의 2.2배 수준으로 나왔다는 분석결과다. 비용을 분석한 조사기관은 결과를 놓고 "'제주도는 비싸다'는 선입견과 부정적 뉴스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이라고 했다. 그래서 도내 언론은 물론 전국 수많은 신문과 방송도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제주가 결코 비싸지 않다"고 편을 들었다.

그럼에도 어느 매체는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도 제주에 따끔한 조언을 했다. 관광에 있어 '돈'이 전부가 아니다고 했다. 제주라는 국내여행보다 외국을 선택하는 해외여행이 선호되는 것은 다른 문화를 풍부하게 체험해 보고픈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해외 여행 비용이 국내 비용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의 제주 기피 현상은 돈 문제를 떠나 불친절 등으로 쌓여간 불만이 폭발한 결과라고 했다. 관광 1번지임을 내세울 뿐 제주 색깔이 사라지고 있는 제주관광을 보며 손님 대접을 못 받는다는 섭섭함과 괘씸함이 교차했을 터다.

결론은 누구나 다 알지 않을까. 지금은 단 한 명의 클릭 한 번으로도 세상이 뒤집어지는 시대다. 돌아선 내국인들의 마음을 잡고 제주관광이 지속가능하게 버티고 살아가는 방법은 골목골목까지 "나의 일"이라는 친절의 생활화가 열쇠다. <김성훈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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