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이 9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채리티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아내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출신 프로골퍼 양용은(52)이 미국 시니어 무대에서 첫 우승을 따냈다.
앙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채리티클래식(총상금 210만 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제쳤다.
둘은 최종 3라운드를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마쳐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양용은은 5언더파 65타를 쳤고, 랑거는 7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만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2022년부터 뛴 양용은은 데뷔 3년 만에 72번째 출전 경기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 31만5천 달러를 받은 양용은은 상금랭킹 6위(142만3천883 달러)로 올라섰다.
양용은은 지난 71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과 3위 세 번 등 우승 기회가 없지 않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그동안 애를 태웠다.
특히 신인이던 지난 2022년 이 대회에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 1타가 뒤져 2위에 그쳤던 아쉬움도 말끔하게 털어냈다.
2009년 PGA 챔피언십 때 당대 최고의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미국)를 최종일 맞대결에서 제압하고 PGA 투어 첫 우승을 이뤄냈던 양용은은 이번에는 시니어 투어에서 최고령, 최다승 기록을 지닌 '전설' 랑거를 제쳤다.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메이저대회인 시니어 오픈 등 2승을 올린 최경주에 이어 양용은이 두 번째다.
양용은은 "3년째 챔피언스 투어를 뛰고 있다. 가장 기분 좋은 날이다.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좋다"면서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좋은 기억들이 많았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진 것 같다. 한국과 골프장이 비슷하기도 하고, 오르막내리막이 있다.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 3년 만에 좋은 우승 소식을 전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는 초반부터 성적도 좋았다. 계속 쉬는 주 없이 경기를 하면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는 양용은은 "아직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양용은은 1, 2번 홀 연속 버디에 이후 7번 홀(파3) 보기가 나왔지만 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홀 3m 옆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내고 11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순항했다.
그러나 12번 홀부터 5개 홀 동안 버디를 보태지 못한 사이 15번 홀까지 5타를 줄인 싱크에게 1타차 선두를 내줬다.
14번 홀(파4) 버디로 양용은과 함께 1타차 공동 2위로 추격한 랑거의 추격도 매서웠다.
양용은은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은 싱크를 1타차로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그렇지만 백전노장 랑거는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첫 번째 연장전에서 랑거의 3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간 뒤 양용은은 2m 남짓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67세 1개월의 랑거는 지난해 US 시니어오픈에서 세운 최고령 우승( 65세10개월5일) 기록 경신과 최다승(46승) 기록을 한꺼번에 연장할 기회를 놓쳤다.
양용은은 "챔피언스 투어의 전설 랑거와 경기하면서 긴장도 하고, 좋은 것도 많았다. 연장전에서 내 플레이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싱크는 4언더파 65타를 쳐 12언더파 201타로 3위를 차지했다.
위창수는 공동 51위(1오버파 214타), 최경주는 공동 60위(3오버파 216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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