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제주미래토크 (2) '떠나는 제주살이, 왜?'

[공동기획] 제주미래토크 (2) '떠나는 제주살이, 왜?'
"식은 이주열풍, 주거비 부담·일자리 부족 종합적 문제"
문제 해결 위한 과감한 정책 지원·집행 필요
제주도민, 이주민과 융화하려는 문화의식도
창업센터 활성화… 스타트업 전폭적 지원을
  • 입력 : 2024. 09.19(목) 00:00  수정 : 2024. 10. 24(목) 09:3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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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제주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떠나는 제주살이, 왜?'를 주제로 제주미래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튜버·한의사 제주에디(장성태),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 박건도 청년활동가.

[한라일보] 한때 제주에 광풍처럼 불었던 '이주 열풍'이 최근 몇 년 새 사그라지며 인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원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주거비 부담을 비롯해 높은 물가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종합적인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또다시 이주 열풍이 불기 위해서는 제주사회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과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장은 한라일보와 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 기획으로 지난 11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개최한 '떠나는 제주살이, 왜?' 주제의 제주미래토크에서 제기됐다. 이번 토론에는 진행자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와 박건도 청년활동가, 유튜버이며 한의사이자 제주살이 8년 차인 제주민 제주에디(본명 장성태)가 참여했다.



▶조선희(이하 조)=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장년층이 정말 밀물처럼 제주로 들어왔는데, 지난해 호남지방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전년도 대비 1000명 정도가 줄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 제주로의 이주 열풍이 이제 많이 수그러들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뭘까요?



▶제주에디(이하 에디)=제 또래의 분들도 비슷한 시기에 많이 입도했어요. 2017년 내려왔을 때 저처럼 1, 2년 차인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남아있는 친구들이 사실 많지 않거든요. 대부분 3년에서 길면 4~5년 살다가 올라간 지인들이 많이 생겨서 저도 이것에 대해 체감하고 있습니다.



▶박건도(이하 박)=에디님의 너(유)튜브 채널을 구독해서 본지가 한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제주를 떠나가는 여덟 가지 이유를 주제로 영상을 올린 게 있더라고요. 그 내용을 종합해 보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이 낮은데, 그에 비해 주거비용이라든지 물가는 더 높은 것들을 중요하게 말씀하는 것 같거든요. 제주에서 8년간 지내면서 어떤 체감을 하시고 있는지.



▶에디=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친구들이나 계약직으로 단기 근무하는 친구들을 보면 확실히 육지에 비해 너무 (임금이) 낮은 게 사실이죠. 임금이 너무 낮고, 그다음에 이직하고 싶어도 맘에 드는 이직할 만한 직장이 좀 부족하고, 생활비나 물가 같은 경우에는 제주가 워낙 비싸기로 유명하잖아요. '왜 가냐'고 물어보면 제주가 너무 좋고 평생 살고 싶은데 어쨌든 일 때문에, 앞으로 미래를 생각해서 나중에 서울 가서 돈 많이 벌어서 내려오겠다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조=제주 청년들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제주를 떠나는 마당인데, 이제 이주한 분들이 여기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겠죠. 게다가 집값이 너무 무섭지 않나요?

▶에디=월세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까 굉장히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행복주택 등으로 주거비 부담을 많이 덜어낸 친구들은 아직도 잘 남아있는데요. 그런 것이 없이 그냥 일반 원룸이나 월세를 내는 친구들은 확실히 부담을 많이 느껴서인지 떠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박=저희가 제주살이에 어려운 점들을 이야기했지만 에디님처럼 계속해서 제주에 살아가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제주살이에는) 어떤 매력들이 있을까요?

▶에디=제주에 오면 한적하고 인구밀도가 대도시에 비해선 조금 낮은 편이고 차가 물론 안 막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금방 정체가 좀 빨리 풀리는 것도 있고…. 여러모로 여유롭고 한적함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특히 제주의 매력은 주말만 되면 조금만 운전해서 나가면 이런 멋진 자연을 완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게 제주살이의 매력이죠.

▶조=이주해 온 제 지인들 가운데에서도 제주에서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사실은 서울에서 돈을 벌고, 제주에서 주말에 생활하시는 분도 계세요. '이도삼경'이죠. 주말 2~3일은 제주에서 살고 평일에는 주로 서울에서 일을 하시는 그런 분들이죠. 제주의 현실은 녹록지 않은데 제주를 떠나자니 너무 좋은 거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박=제주로 온 친구들도 많다고 하셨는데, 그분들 중에 다시 돌아간 분들이 많이 계시는지요?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는지, 아니면 서울이나 제주를 좀 대체할 만한 곳을 찾아 가는지 궁금해요.

▶에디=돌아간 친구들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갔다기보다는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더라고요. 서울에는 좋은 일자리들이 많고 본인이 경력을 쌓기에도 괜찮은 곳들이 많다 보니까요. 제가 고향이 부산이라 부산 친구들도 있었는데 부산으로 돌아가지는 않더라고요.

▶조='제주살이 열풍이 여기서 끝날 것인가'에 대해서 궁금해하면서 질문을 보내주셨습니다. 앞으로 제주살이가 다시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제주에디님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에디=저는 다시 제주의 붐(boom)은 무조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주살이 열풍이 불려면 중장년층이 내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의 활기도 그렇고 사실 청장년, 청장년층이 많이 들어오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해요. 이러한 문제들이 조금 해결될 만한 여러 가지 정책이라든지 좀 더 개선된다면 제주살이 열풍은 다시 시작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제주살이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정에서 좀 더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혹시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신 게 있으신지?

▶에디=창업센터가 더 활성화 돼야 하고,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제주에서는 뭔가를 하려면 예산의 한계가 있는지 발돋움하기가 힘든 상황이 좀 많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청년 창업이 활성화 돼야 제주가 '창업하기 좋은 도시' 아니면 외형적으로 지원이 돼야 청장년층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생각해서 그런 쪽으로 지원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박=그렇죠. 필요한 대책이고 사실 제주도정이라든지 사회에서도 공감을 많이 하고 있기는 한데, 좀 더 과감한 정책 집행이나 지원이 필요해요. 관광산업 관련 일자리들이 많은데 이 일자리들이 평균 임금이나 이런 것들은 높지 못한 상황이어서 제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좀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조=제주살이를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

▶에디=제주살이를 꿈꾸는 건 좋지만 현실적으로 정확한 비용이 얼마 들지, 한 달이나 두세 달 있어도 정말 제주의 자연이 그래도 좋은지 이런 걸 좀 느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박=제주를 사랑하는 분들이 제대로 계획을 해서 살아야겠다는 이런 문화가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데 에디님의 역할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에디=제주살이를 꿈꾸는 분들은 꼭 낭만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정말 좀 현실적인 준비도 잘하시고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조=제주살이를 할 때, 문화적인 측면도 상당히 부딪치는 부분도 있을 거고, 굉장히 새롭고 낯선 부분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사실 이주해 오신 분들도 여러 가지 각오를 하셔야 하지만, 제주에서 살고 계신 도민들도 이주민들에 대한 느낌이라든가 같이 융화하려는 그런 문화 의식이랄까요. 그런 것들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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