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말 파괴’ 심각한 공공기관 사용 언어

[사설] ‘우리말 파괴’ 심각한 공공기관 사용 언어
  • 입력 : 2024. 10.10(목) 00:3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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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도내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가 정체불명의 외래어로 오염되고 있다. 어제 578돌 한글날을 맞이한 가운데 영어 등 외래어를 쓰지 않아도 되는 쉬운말까지 '우리말 파괴'는 심각하다. 제주도나 도교육청 등 공공기관에서 정책 홍보를 위해 공개한 자료는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 투성이다. 일례로 최근 제주도가 배포한 '펀(Fun)-스포츠 터링대회' 제목의 자료 같은 경우다. 한글과 제주어 보전, 사용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의 이같은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 그러니 우리말이 오염되고, 제주어가 차츰 사라질 위기에 내몰리는 것 아닌가.

제주도는 나름대로 제주어 보전 활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어보전 및 육성 조례 제정과 제주어 표기법 정립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어를 보전하겠다며 11일까지 제주어 주간을 운영하고, 어제 한글날 경축식도 제주어로 진행했다. 이 같은 이벤트성 행사도 공감대 확산 등을 위해 필요하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공공기관이 일상에서 우리말 사용에 대한 정책적 의지와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일이다. 영어 등 외래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행사의 품격이나 소통, 홍보 등이 더 잘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처럼 공공기관에서부터 우리말 사용을 외면하고, 오남용 사례가 이어지는 한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에서 쓰는 공공언어일수록 불특정 다수에게도 소통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 공공기관이 달라지지 않는데 민간부문에만 한글과 제주어 사용을 권장하고 활성화되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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