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소버스 달릴수록 재정부담만 는다

제주 수소버스 달릴수록 재정부담만 는다
11월 자체생산 그린수소 ㎏당 1만5000원 전국 첫 판매
연비 전기버스 견줘 2~3배 더 들고 경유버스에도 밀려
도 "시장 확대·기술발전 생산단가 낮추면 경쟁력 충분"
  • 입력 : 2024. 10.30(수) 16:41  수정 : 2024. 11. 03(일) 14:25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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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그린수소 수전해 실증단지에서 수소버스 개통식을 개최했다.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수소경제'를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자체 생산한 그린수소를 활용한 수소버스 확대·운행을 계획하고 있으나, 또 다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 초기 그린수소의 판매단가가 높아 수소버스는 기존의 전기버스에 비해 연료비 지출이 2~3배가량 많고, 내연기관인 경유차량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떨어져 재정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는 오는 11월 1일부터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수소차량용 그린수소 상업판매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도는 29일 도청 삼다홀에서 '2024 제주도 수소경제위원회' 회의를 열고 그린수소 충전소 판매가격을 ㎏당 1만5000원(부가세 포함)으로 결정했다.

도는 이번 그린수소 판매가격을 생산·공급비용을 고려해 기존 경유버스 운영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았다. 생산 초기에는 화석연료보다 비용이 높을 수 있으나, 시장 확대와 기술 발전으로 생산단가를 점차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제주도의 수소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도는 오는 11월부터 함덕~월평 구간의 공영버스 운영에 따른 수소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투입한다. 또한 앞으로 수소버스 93대를 도입해 전기버스보다 효과적인 장거리 노선에 집중 배차할 계획이다.

하지만 운영비 측면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제주에서 실제 투입돼 운행 중인 버스별 연비를 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전기버스가 가장 효율적이고 이어 경유버스, 수소버스 순이다.

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연료별 ㎞당(연간 운행거리 10만㎞ 기준) 연비를 수소 679원, 경유 642원, 전기 316원으로 제시했다. 전기버스에 비해 수소버스의 연료비 부담이 2.15배가량 높고, 경유버스에 견줘서도 수소버스의 연비는 5.7%가량 차이를 보였다.

현실에서 더 차이를 보였다. 실제 도내 버스노선에 투입되는 전기버스와 경유버스의 연료비는 ㎞당 232원과 552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도가 제시한 연비에 견줘 전기버스의 3배에 육박했고, 경유버스보다도 23.0% 더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그린수소 ㎏당 생산단가는 판매가 1만5000원보다 높은 1만9800원이다. 이 같은 재정 손실은 도민 혈세로 충당한다. 때문에 향후 버스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재정 지원(㎏당 4800원) 등 재원 부담은 가중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타지역에서 그린수소보다 저렴한 그레이수소(㎏당 8000원~1만2000원)를 들여와 판매한다면 경쟁력 면에서도 뒤쳐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제주가 섬지역인 점을 감안, 출력제한 완화를 비롯해 생산·저장·유통 등을 한데 어우르는 신재생에너지와 결합된 형태의 그린수소 생산 비중은 점진적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생산 초기 판매가격에 있어 규모경제에서 밀릴 뿐, 앞으로 시장 확대와 지속가능한 대용량 생산시설 확충 등으로 (2050년)판매단가를 1달러까지 낮출 수도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의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원단지 풍력발전기 3.3㎿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서는 일평균 그린수소 100㎏을 생산하고 있다. 최대 생산 가능량은 600kg이며, 내년에 압축기 1대를 추가로 증설하면 최대 용량 900㎏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편 도는 내년 행원단지의 그린수소 상용화를 위해 제주에너지공사에 2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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