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해군이 서귀포시 토평동 항공대 부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이하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놓고 제주도에 다시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군 제3함대사령부는 이달 초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 해군 항공대가 있는 서귀포시 토평동 7만8000여㎡(4필지) 부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달라고 요구했다.

군이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대상은 해군 제3함대사령부 소속 항공대가 주둔한 부지로, 국방부 소유 국유지다. 지난 2017년 창설한 해군 항공대는 해상 수난 사고가 발생했을때 수색과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회전익 항공기(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군사보호구역은 원활한 군 작전 수행과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국방부장관이 지정하며, 민간인 출입이나 건축 등 각종 행위가 제한되거나 금지된다.

해군은 4년 전인 지난 2020년 7월 처음 항공대 부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당시 해군은 법에 따라 항공대 최외곽 경계선으로부터 300~500m까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주민 재산권 보호와 편의를 위해 부대 경계선 안쪽만 지정하는 등 구역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제주도는 도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군사보호구역 지정 과정에선 반드시 지자체장 의견을 들어야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지자체 의견이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 지자체가 반대해도 군은 군사보호구역 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의결을 받는 방법으로 지정을 강행할 수 있다.

제3함대사령부 관계자는 항공대 군사보호구역 지정 방안을 놓고 다시 제주도 의견을 묻는 이유에 대해 "4년 전과 비교해 입장이 달라진 게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가 또다시 반대하면 지정 강행을 위해 군사보호구역 심의위를 소집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엔 "그런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제주도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해군에 회신할 계획이다. 단 제주도는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는 도내 다른 군부대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지정 계획은 형평성 등에 어긋난다며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내 군부대 중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추자도에 있는 전탐감시운용대와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제주해군기지 육상 구역 두곳 뿐이다. 제주도 통합방위 작전을 담당하던 옛 제방사(현 제9여단)도 군사보호구역이 아니다.

도 관계자는 "(북한과의 접경 지역인) 강원도, 경기도 등에서조차 군사보호구역을 점진적으로 해제하는 추세"라며 "또 도내 2곳을 제외하면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없는 상황에서 4년 전과 비교해 안보에 위협을 줄만한 뚜렷한 사정 변화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반대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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