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계자연유산/등재 현장 스케치]별도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제주 세계자연유산/등재 현장 스케치]별도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 입력 : 2007. 06.28(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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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6시20분(한국시각 오후 3시30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제주 후보지에 대해 신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키로 최종 결정되자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 대표단. 사진 왼쪽부터 홍명표 제주도관광협회장, 김재윤 국회의원, 김태환 도지사, 임문범 도의원, 김우남 국회의원, 김숙 제주국제관계자문대사, 강만생 한라일보 사장. /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현지 취재진 실시간으로 회의 진행상황 타전

2010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제안 '제주잔치판'

학자들도 대거 참석 제주자연유산 등재 관심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27일 오후6시20분 (한국시각 오후 3시20분) 정부와 제주대표단은 취재진까지 한데 어울려 감격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센센터 주변은 우리나라 대표단으로 장사진을 이뤘는데 각국의 대표들로부터 축하를 받느라 분주했다.

 정부 대표단장인 유홍준 청장은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감격해 했고 김태환 지사도 "제주 역사상 가장 기쁜 날 중의 하나로 기록될 쾌거"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대표단은 "만세"와 "파이팅"을 외치며 감격적인 순간을 만끽했으며 서로 얼싸안고 축하인사를 건네는 등 온통 잔치분위기였다.

 ○… 회의 개막전부터 IUCN으로부터 등재권고를 받은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전 세계 여론주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국 국영방송 BBC가 열흘전부터 웹사이트를 통해 IUCN 등을 인용, 제주의 유산등재를 전망했다.

 뉴질랜드 유력 일간지인 '더 프레스'THE PRESS)'도 27일자 보도에서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와 신규 유산 등재 전망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직접 제주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신문은 이번에 유산 등재를 신청한 45개 후보지 가운데 자연유산 후보지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과 문화유산 후보지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 생산지' 등 세 곳만을 거론하며 유산 등재 가능성을 전망해 우리 대표단들을 더욱 고무시켰다.

 ○… 당초 현지시각으로 27일 오전 9시30분터 진행될 예정이던 세계유산 신규 등재는 각국의 세계유산 보전문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면서 오후들어서야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됐다.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3시간 빨라 당초 예정대로라면 한국시각으로 오전 8시를 전후해 낭보가 기대됐지만 다소 순연되기도 했다.

 회의장 주변에는 세계유산 등재 심의가 계속 늦어져 하루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속에 당초 예상과 달리 심의 순서도 자연유산이 아닌 문화유산부터 심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긴장상태가 지속됐다.

 우리 대표단은 귀국 일정 등을 이유로 자연유산과 제주 신청지에 대한 우선 심의를 공식 요청했으며 회의 주체측은 이를 받아들여 현지시각으로 5시 30분쯤(한국시각 오후 2시30분) 자연유산부터 심의에 돌입했다. 이런 사례는 거의 전례가 드문 것이다.

 가장 먼저 심의에 들어간 중국의 카르스트지형에 대한 심의의결이 끝나자마자 제주 신청지역은 별도의 질의토론 절차도 없이 IUCN이 등재권고한 내용대로 만장일치로 불과 수분만에 일사천리로 등재 결정을 내렸다.

 특히 제주 등재 심의가 끝나자마자 다른 심의안건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내일로 연기, 결국 이날 등재심의는 제주를 위한 심의나 다름없었다는게 대표단의 전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각국에서 온 신문·방송·인터넷 등 취재진은 회의장 주변에서 정보를 귀동냥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취재경쟁을 벌였다. 제주에서는 국제회의 사상 가장 많은 취재진이 현지에 파견돼 실시간으로 회의 진행 상황 등을 타전했다. 그러나 미디어센터의 기사전송시스템이 매우 열악해 세계 최고 권위의 회의를 무색케 했다.

 특히 중국은 취재진을 포함해 1백여명의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이번에 남중국 카르스트지형으로 신규 자연유산 등재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중국의 상징 천안문이 보전관리 문제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집중 논의되면서 관계자들이 해명하는 등 진땀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 이번 회의에는 60여명 규모로 정부·제주대표단의 꾸려져 이번 회의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정치권에서도 김우남·김재윤의원을 비롯해 제주도의회 신관홍 문화관광위원장, 김도웅·임문범·위성곤 의원이 회의장을 지켰다. 관광업계를 대표해서는 홍명표 관광협회장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문화·지질·생물 등 분야에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대거 참석해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대한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그 면면들을 보면 이인규 서울대 명예교수(등재추진위 부위원장·IUCN 한국위원장)를 위시해 최청일 한양대 명예교수, 이혜은 동국대교수, 이광춘 상지대 교수, 우경식 강원대 교수,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 등이 참석하고 있으며 제주에서도 손인석 제주동굴연구소장, 고정군 한라산연구소 연구팀장이 참석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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