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동안 보내주신 사랑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장애아와 비장애아를 통합 보육하는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부설 탐라복지어린이집에서 지난 23일 열린 졸업식날.
또랑또랑한 말로 답사를 낭독하는 어린이와 꽃이 부러졌다며 칭얼대는 어린이 등 8명의 어린이가 이날 졸업을 했다. 장애아동은 7명, 비장애아동은 1명이다.
이들은 지난 2001년 4월 개설된 어린이집에 입학해 1년여동안 올망졸망 그들의 배움터이자 놀이터에서 장애·비장애를 넘어 다함께 어울려 뛰놀다 상위교육기관으로 진학하게 되었다.
1명은 초등학교로, 비장애아동을 포함한 7명은 도내 유치원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이들의 입학은 그리 수월치가 않았다. 유치원등 상위교육기관에 입학을 시키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다.
부모들은 자신이 미리 점찍어뒀던 유치원으로 보내고 싶어하고 그 유치원인 경우 장애아동을 받아들일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거절하기 일쑤다.
복지어린이집 송미경원장은 “장애아동의 부모가 원하는 어린이집에 문의했을 때 장애아동을 받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보조교사 등이 없는 상태에서 비장애인 아동과 함께 교육을 하기에는 여건상 힘들다”는 답변을 듣는다고 밝혔다.
결국 유치원 교사 개개인을 통해 ‘장애아동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들이 있는 유치원에 입학을 시켰다.
교사들은 유치원에 보냈다는 안심보다는 정신지체·발달장애 등 어린이들이 전문적 인지·언어·소근육 등 장애아동에게 필요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유치원에서 다른 어린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현재 탐라복지어린이집이 통합보육실로 개원해 심리치료·언어치료 등 전문적 치료·교육을 병행하며 장애 어린이의 원활한 성장을 돕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통합체계를 갖춘 상위교육기관이 없는 상황이라 장애아동에 대한 연계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장은 “장애아동들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비장애 아동과 같은 경험과 기회를 주자는 취지를 내건 전문적 통합 교육기관이 시급하게 마련되지 않으면 장애아동은 유아기에서부터 체계적 교육이 힘들게 된다”며 행정기관의 적극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정임기자 ciy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