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는 사람들
지난 26일 밤 10시30분 북제주군 조천읍 신촌리에 있는 한 명상센터. 어떤 이들은 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기도 했지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참나(眞我)’를 찾아나서기 위해 이제 막 깨어나고 있었다. 평소 명상센터를 이용하는 회원은 30여명.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연령층이 넓고,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도 다양하다.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걸림돌이 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텅비어 그곳에 에너지가 충만할 수 있도록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내보세요.”
회원들이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며 한차례 몸을 풀고 난뒤 지도강사가 그들앞에 계속 물음을 던졌다. 눈을 감은 채 질문을 받은 이들은 가부좌를 한 채 오랜 침묵으로 그에 답했다. 회원들은 침묵을 통한 마음속 정화과정을 통해 ‘참말’을 내뱉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 생활속에서 명상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명상센터의 문을 두드리거나 몇몇 단체에서 운영중인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되찾으려 한다. 종교인이나 세속을 떠난 은자들이 행하는 것으로 여겨져온 명상이 이제는 긴장과 잡념에 시달리는 일반인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얻으려는 방편으로 널리 인기를 끌고 있다.
명상센터 ‘웃는 배꼽’을 운영하고 있는 이춘호 대표는 최근 명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명상은 몸과 마음을 대청소하는 일이고 깨끗한 방에서 좋은 차한잔을 마시는 것과 같다”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명상센터를 찾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명상은 우리 삶을 옥죄고 있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본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뚫어지게 참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구름이 걷혀진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명상은 정적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움직임에서 벗어나 삶의 때를 떨쳐내는 파격적 동작이 이루어지는 동적인 명상법도 있다. 명상법이 1백20가지가 넘는다고 말해질 정도로 참나를 찾는 과정은 여러가지다.
그럼에도 명상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자기를 닦음으로써 ‘마음의 충만’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던 기운을 끌어냄으로써 과거 또는 미래에 대한 근심걱정을 끊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명상인 것이다.
명상센터에서 만난 강상희씨(주부·제주시 이도2동)는 “명상을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고 공격적인 인간관계가 넉넉한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걸 느낀다. 몸 역시 가뿐해졌다. 무엇보다 남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이 커졌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명상센터를 이용하는 고기현씨(공무원·제주시 이도2동)는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놓았을때 더욱 많은 것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면서 “어른들은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아이들은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점이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r
[사진설명]명상센터를 찾아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