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구상案 발표 비로소 가시화…道-정부, 법률안 제정작업 착수
21세기 제주의 미래를 가늠하게 될 제주특별자치도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도 추진기획단은 30일 도의회 보고를 통해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을 공개한다. 이에 따라 도가 마련한 특별자치도의 모습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의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다시 반영해 최종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도와 정부간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특별자치도는 더욱 구체화·체계화될 전망이다.
그러면 특별자치도는 어떻게 해서 시작됐을까. 최근 지방언론사 편집국장단 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특별자치도 구상은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구상은 200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취임직전인 노 대통령 당선자가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도는 국제자유도시 용역결과에 따라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행정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 당선자는 “제주도를 ‘지방 자치·분권의 시범도’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해 10월말 평화포럼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노 대통령은 “도민들의 의견을 모을 경우 제주도를 특별자치도로 지정하고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시범도 구상은 특별자치도 구상으로 변모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특별자치도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해 논의만 무성한 채 해를 넘겼다. 계속된 논의끝에 도는 지난해 4월 특별자치도의 기본 컨셉으로 ▷계층구조 개편 ▷자치권 강화 ▷자치재정권 확대 ▷민주적 주민통제 강화 등을 설정하고, 제주발전연구원에 의뢰해 기본방향 및 실천전략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특별자치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중앙단위 지원기구도 잇달아 출범했다. 열린우리당 제주특별자치도 추진특위와 기획단이 구성됐고, 정부혁신지방분권위 제주특별자치도지원특위, 행정자치부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지원단이 각각 출범했다. 또 지난해 11월 확정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의 지방분권 5개년 종합실행계획안에 제주특별자치도 계획이 포함되기도 했다.
도내에서도 특별자치도에 대한 전문가 포럼 및 세미나 등이 잇따라 개최됐다. 도는 이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도민공청회를 개최한 후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계획(제주도)안을 확정, 정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정부의 기본구상안이 발표되기 까지는 난산이었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마침내 지난 5월 20일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구상안이 확정, 발표됐다. 비로소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기본구상은 우선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조직 및 인사 등 자치행정 전 분야에 걸쳐 파격적인 자치권을 갖는 ‘자치 파라다이스’로 육성하는 것이다. 다음은 규제완화와 글로벌 스탠다드 도입을 통해 ‘이상적 자유시장 경제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동북아의 친환경적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같은 기본구상이 발표된 이후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와 정부는 특별자치도 추진기획단을 각각 출범시켜 법률안 제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 이제 도(道)의 기본안이 나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