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특별자치 선진지에서 배운다]1.포르투갈 마데이라 (8)아조레스·마데이라 비교

[제2부/특별자치 선진지에서 배운다]1.포르투갈 마데이라 (8)아조레스·마데이라 비교
차별화된 전략·정부지원이 성장동력
  • 입력 : 2005. 11.30(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webmaster@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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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 이어 경제적으로 잘사는 지역으로 성장한 마데이라의 전경. 섬 전체가 산악지형으로 돼 있어 계단식으로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포르투갈 마데이라와 아조레스는 지난 76년 헌법에 보장된 자치권을 확보했으나, 30년이 지난 현재 마데이라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 이어 2번째로 1인당 GDP가 높은 지역으로 성장했고, 아조레스의 1인당 GDP는 포르투갈내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데이라가 자치권을 확보하자마자 곧바로 성장한 것은 아니었다. 자치권을 보장 받고도 한동안 지역경제는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자치권 확보후 약 20년이 지난 1997년이 돼서야 포르투갈 전국평균 수준의 GDP를 이뤄냈고 지난 2002년 리스본 다음으로 소득이 높은 지역으로 성장했다.

 마데이라가 이처럼 발전한 것은 EU지원금과 중앙정부의 지원, 자치권을 잘 활용한 지역발전 계획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아조레스보다 마데이라에 더 많은 EU지원금을 받도록 해 주었다.

 정부는 또 마데이라 자치 지역에서 징수되는 국세 전액을 마데이라 재원으로 편입시켜주었고 섬에 있는 국가재산을 전부 자치 정부로 귀속이 시켜주었다. 제주도가 도내 국유 재산을 특별자치도로 편입시키려고 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 76년 마데이라와 동시에 자치권을 획보한 아조레스의 전경. 돌담 등 제주도와 흡사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어 관광 잠재력이 매우 높다.

 마데이라 자치정부의 선택과 집중도 발전에 한몫 단단히 했다. 마데이라 정부는 체류형 관광을 주력 산업으로 선택했고, EU지원금 전액을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집중 투입했다. 영국인 등 유럽인들이 체류형 관광을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는 관광시설들을 갖추어 놓았다. 이것이 오늘날 마데이라의 관광 경쟁력이 된 것이다.

 마데이라 자르딤 주지사의 탁월한 리더십도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주(의회)와 시군(의회), 동(의회) 등 3계층을 두고 있으나, 주 지사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중앙관계의 원활, 주민의 삶의 질 향상등)함으로써 계층간의 갈등은 없는 상태이다. 19세기부터 혁명전까지 마데이라 내의 산업시설들은 대부분 영국인들의 소유였으나 주 지사가 중산층을 적극 육성해 영국인 소유 재산들을 획득하면서 현재영국인들의 소유의 재산은 거의 없다.

 반면 마데이라와 함께 동시에 동일한 자치권을 확보한 아조레스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9개의 섬이 상호간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섬 간 거리가 20∼100km이상 떨어져 있어 상호 교류가 어렵고 균등한 예산의 배분으로 선택과 집중적인 투자가 곤란했다. 섬이란 지리적인 여건이 발전의 제약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아조레스가 마데이라보다 환경을 더 잘 보전하고 있어 앞으로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전략을 수립할경우 눈부신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미현 사회부 기자·강희만 사진부 기자



[특별기고]특별자치지역 마데이라가 주는 시사점

“국가가 재정확충의 길 열어줘야”


 마데이라는 총면적 742.5㎢, 인구 25만명의 제주도 절반 정도인 포르투갈의 작은 섬이다. 그러나 마데이라는 수도 리스본에 이어 두 번째로 잘 사는 지역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마데이라는 가장 낙후된 지역에 속했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포르투갈 정부가 헌법에 근거 규정까지 만들어 특별자치지역으로 규정하고 자치권 확보에 따른 인적자원 개발과 자체 발전 전략 수립 및 시행에 힘입어 급속도로 발전했다고 한다.

 현재 마데이라는 국방과 외교, 세관, 치안, 사법 이외의 분야에 대해 독자적으로 법을 만들어 집행하는 등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헌법에서 특별자치주의 위치를 인정받은 마데이라는 포도주 등 특색 있는 자원을 상품화하고, 관광인프라를 대폭 확충하여 큰 성장을 거뒀다. 포르투갈 정부가 마데이라를 특별자치지역으로 만들려는 구상이나, 우리 정부가 제주도를 특별자치도로 만들려는 구상은 비슷하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중 우리 정부와 차별화될 정도로 돋보이는 것이 재정분야의 지원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마데이라를 위해 자치지역내의 국유토지 모두를 자치지역으로 이관해 줬다. 뿐만 아니라 자치지역에서 징수되는 국세 전액을 자치지역 재원으로 편입하고 국세의 세율감면 권한도 자치지역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줬다. 그것도 모자라 EU의 지원금을 100% 마데이라의 SOC 인프라 구축사업에 투자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별자치도의 재정은 어떠한가.

 제주도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당장은 국고지원 외엔 달리 지방재원을 확충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때문에 당초 제주도가 마련한 제주도특별자치도 기본계획은 국세 및 지방세를 특별자치도세화 하는 동시에 지방교부세, 국고보조금, 국가사무 이양비용 등 국가의존 재원을 통틀어서 국가예산의 일정비율로 법정화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마련하여 입법예고한 기본계획안은 국가의존재원 중 지방교부세만 일정비율 법정화하고 국고보조금과 국가사무의 기능이양비용 등은 균형발전특별회계에 ‘제주계정’을 두어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바뀐 것이다. 정부의 특단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별자치도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포르투갈 정부가 마데이라 특별자치지역에 행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도 재정확충의 길을 열어주고, 또 제주도도 현재 제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을 발판삼아 핵심산업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김용하/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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