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세계유산위원회 핵심의제로 논의

기후변화, 세계유산위원회 핵심의제로 논의
  • 입력 : 2007. 06.26(화)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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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전쟁으로 황폐화된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사원 복원을 위해 전문가들을 파견, 특별관리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DB

지구상 도처 세계유산들 온난화 등으로 황폐화 위협

'제주, 기후변화 시범도' 자연유산 등재땐 더욱 탄력

통합 연구시스템.민관학 공조체계 종합대책 등 절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전 지구적 화두로 부각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문제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리고 있는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핵심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동유럽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개최된 제30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도 기후변화에 대비한 각국의 세계유산 보존 노력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정도로 기후변화 문제가 유엔과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가장 당면한 현안이 되고 있다.

이 문제가 우리나라와 제주에도 관심을 촉발시키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기구와 우리 정부는 한반도가 동아시아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그 중에서도 제주의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육상.해상 동식물 생태계와 작물체계에 이미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와관련해 제주도는 국내 최초의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 육성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6월초 제정 선포한 '제주특별자치도 환경헌장'에 이를 실행하기 위한 계획을 보다 구체화시켰다.

특히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유네스코 뿐만 아니라 기후관련 국제기구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후변화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제주의 현실로 닥칠 '발등의 불'이나 다름없다.

이에따라 효과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통합적인 연구시스템은 물론 행정.연구기관.시민단체의 공조체계, 그리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환경지표 설정,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과 기후변화 등으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유산의 보전.관리문제를 가장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해 기금지원 등 다각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에콰도르는 생태계의 보고인 갈라파고스 제도가 관광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이 지역을 위기(위험)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요청했다.

에콰도르의 태평양 해안에서 약 1천㎞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탄생시킨 독특한 동물 생태계를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에콰도르의 최고 관광지로 날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이 지역 섬들이 환경 위기를 겪고 있어 관광객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번 파괴된 유산은 다시 복구하기 어렵다. 우리의 많은 유산이 지진, 폭풍우, 화재, 기상이변 등의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파괴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부주의, 전쟁, 무분별한 개발정책으로 날로 황폐화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간 유산중 파괴 위험에 처한 문화 및 자연유산을 특별히 관리해 오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는 유산의 수는 31곳이며 이 가운데 자연유산은 14곳에 이른다.

세계유산 가운데 전쟁으로 파괴된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세계유산 가운데 전쟁으로 파괴된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옛 유고지역의 역사도시와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 에쿠아도르의 갈라파고스 섬 등이 이 위험유산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는 지금까지 지구상의 많은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앞장 서 왔다.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사원, 태국의 수코타이 궁전, 네팔의 카투만드 계곡 유적지, 이집트의 누비아 유적지, 파키스탄의 모엔조다로 등 유네스코가 지원한 사업은 헤아릴 수 없다.

현재 전쟁으로 황폐화된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사원과 크로아티아의 역사도시를 복원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파견한 전문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의 후에궁전, 예멘공화국의 사나 역사도시도 유네스코의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기후변화.생태계 파괴=문제는 더욱더 많은 세계자연유산들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니터링의 시행 횟수와 위험에 처헌 세계유산 목록에 오르는 수도 증가해 왔다는 사실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1993~1997년에는 연평균 11건의 모니터링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1998~2002년에는 연평균 41건으로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 자연유산의 수도 7곳에서 19곳으로 증가했다.

이 뿐이 아니다. 유네스코는 최근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파괴로 인해 수많은 세계유산이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는 최근 발표한 '기후 변화와 세계 유산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 자연 및 문화유산 상당수가 온난화로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자연유산 가운데는 바다의 산호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심해 산호의 70%가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로 금세기 안에 사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수 온도가 1∼3도만 상승해도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지적됐으며 이미 20%는 변형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세계 최대 대보초인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하얗게 변하는 '표백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요한 고고학적 유적지와 문화유산도 피해가 예상된다. 남미 최대의 선사시대 유적지인 페루의 찬찬 지역이 온난화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으며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금세기 말이면 물밑으로 54cm나 더 잠겨 매일 범람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템스 강 수위도 높아지면서 런던타워 같은 문화유산도 범람으로 피해를 볼것으로 전망된다. 진흙으로 만든 도시로 유명한 말리의 통부크투는 사막화와 집중호우를 동시에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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