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경제 도지사 자임... 상대 정책 허점 집중 공략

후보들 경제 도지사 자임... 상대 정책 허점 집중 공략
  • 입력 : 2010. 05.26(수) 16:14
  • 최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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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들의 정책검증을 위한 언론 4사 합동토론회가 26일 열린 가운데, 후보들은 민감한 질문에는 가급적 즉답은 피하면서 도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상호토론 시간에는 상대방 정책의 허점을 짚어내며 밀고 밀리는 설전을 벌였다.

 후보들, 민감한 질문에 강점 부각하며 돌파

 각 후보 진영마다 되도록이면 언급하기 싫어하는 부분이 있다. 무소속 우근민 후보의 경우 성희롱 전력에 관한 사안과 이로인한 민주당 탈당 문제, 무소속 현명관 후보의 경우 친동생의 구속으로까지 사안이 커진 금품선거 의혹, 민주당 고희범 후보의 경우 도내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연합해 단일후보로 추대됐음에도 불구 각종 여론조사와 민주당내 지지도가 낮다는 부분 등이다.

 후보들은 이날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기 보다는 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 희석시키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사회자는 우 후보에게 "성희롱 전력로 인해 이번 선거과정에서 민주당으로부터 공천 부적격 후보로 지목됐다.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다하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중앙정치권과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도지사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에 우 후보는 "도지사는 도민들로부터 얼마만큼 지지를 받고 신뢰를 받느냐, 어떤 경험을 해왔느냐가 중요하다"며 "지지를 받는 도지사는 업무수행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도지사로 당선되면 도청에 대외사업본부를 신설해 중앙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도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정당에 상관없이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회자는 현 후보를 상대로 "후보의 친 동생이 매수 및 이해 유도죄 혐의로 구속됐고,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나라당 후보 공천이 박탈됐고, 현재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서고 있다. 도민사회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고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에 현 후보는 "우선 이 문제에 대해 동생의 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후보로서 책임을 느낀다. 도민들과 당원동지들에게 죄송하고 다시한번 사과드린다"면서 "나는 부족한 점도 많고 실망도 많이 드렸다. 하지만 도민들에게 많은 은혜를 받았다. 이런 은혜를 10배, 100배 갚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고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당·민노당·국민참여당 등 야3당의 도지사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며 "그런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단일화를 이뤄낸 다른 정당지지자는 물론 정작 고 후보가 속한 민주당내의 지지도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고 견해를 물었다. 이에 고 후보는 "우근민 후보는 당적을 많이 옮기다보니 민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지지도 얻고 있고, 현명관 후보는 당선뒤 복당 입장에 한나라당 지지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후보인 저를 지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호토론서 상대 정책허점 집중 공략

 현 후보는 "전남 고흥에 우주센터가 유치되면서 관광객이 가득 차고 있다"며 "다시 제주가 우주센터 유치 기로에 있다면 어떤 결정을 하겠냐"며 우 후보의 도지사 시절 우주센터 유치 실패를 부각시켰다. 이에 우 후보는 "우주센터에 직접 가보니 발사대로부터 반경 3.5㎞ 이내는 출입이 통제되고, 그 곳에 있던 마을과 해수욕장은 폐쇄됐다"며 "주민이 반대하면 앞으로도 권하지 않겠다"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현 후보는 우 후보의 지사 재직 당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좌석을 축소한 데 대해 "신성장 산업이 될 수 있는 걸 예견해야 하는데 판단력이 아쉽다"고 다시 지적했고, 우 후보는 "컨벤션 기본설계는 변함없고, 복도나 소회의실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고 후보는 '모순'을 화두로 현명관 후보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고 후보는 "현 후보가가 자생력있는 제주를 주장하면서 대기업 오너와의 관계를 통한 3조펀드를 만든다는 게 모순"이라며 정책의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 후보는 "제주행복주식회사는 우리 스스로 돈되는 기업을 만들어 중앙정부에 의지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3조펀드에는 자생력있는 제주를 살리기 위한 게 담겨 있다"고 반박했다. 고 후보는 또 "핵폐기물 문제로 환경파괴가 우려되는 데도 물산업을 얘기하면서 원전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며 "핵폐기물이 잘못되면 제주 물산업은 망한다"는 말로 현 후보의 정책을 꼬집었다.

 우근민 후보는 제주교육발전기금을 놓고 현명관 후보를 집중 공략했다. 우 후보는 "모 방송 토론에서 현 후보가 자신의 10가지 핵심공약 가운데 하나인 제주교육발전기금 천억원 조성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며 '자신이 약속한 공약도 모르고 있냐'면서 비꼬았다. 이에 현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확인해보니 그 공약이 있었다"며 "자신의 착오였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또 우 후보가 "제주대학교 발전후원회장을 4년간 맡으면서 후원금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현 후보는 "정치적 의미로 퇴색될까봐 후원금을 내지 않았다"며 "대신 제주대생의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제주 경제살리기 '재가 적임자'

 후보들은 제주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며 자신이 '경제도지사'의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고 후보는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일단 제주의 산업구조가 외부에 취약하기 때문에 1차 산업과 제주조업, 서비스산업의 비율을 3:2:5대 개편해야 한다"면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산업을 통해 일자리도 늘리고, 제조업 비중도 늘려나가야 한다. 특히 앞으로 식량부족문제가 대두될 것을 감안 종자산업에 투자해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1차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은 소득보다 많은 부채로 힘들어 하고 있다. 마케팅이 부족하고 FTA로 인한 위기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면서 "1차 산업을 기반으로 식품·바이오 등 연관산업을 육성할 것이다. 마케팅 중심의 생산조직을 키워 나간다면 우리의 제주감귤산업을 포함한 1차 산업은 개방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후보는 "현명관 펀드 3조원을 조성해 제주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고, 도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면서 "구도심의 주거환경과 상권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구도심 주민들의 자조심을 살려놓고, 산남지역을 교육·의료·관광복합도시로 만들어 서귀포 경제를 살리겠다"고 피력했다.

 복지 제주 구현 위한 공약 각양각색

 "경제분야를 제외한 사회·문화·교통·주거환경·복지 등에 대한 공약을 제시해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각 후보들은 각양각색의 방안을 내놓았다.

 현 후보는 "현재 사회복지사 급여 수준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수당 신설을 통해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에 나서겠다"면서 "또 안정적인 노후생활 유지를 위한 경제적 자립능력을 육성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인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후보는 "도민들은 큰병에 걸리면 서울가서 치료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로 인해 유출되는 돈도 상당하다"면숴 "전국 최고 수준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방문간호 서비스를 강화하고 맞춤형 건강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출산을 높일 것이다. 0~5세까지 무상보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 대한 처우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장애인의 취업을 위한 사회적 기업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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