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지도자로 변신한 신병호 선수

[어떵살암수과]지도자로 변신한 신병호 선수
모교에서 제2의 축구인생
  • 입력 : 2010. 10.28(목)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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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중 축구팀 신병호 감독은 모교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살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선수 개개인 잠재능력 끄집어내는 지도자 되고파"

"선수시절엔 잘 뛸 신념으로 감독님의 지도아래서 열심히 운동만 하면 됐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선수들 지도는 물론이고 일정 관리에서부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축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

2년 전 프로축구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신병호(33) 제주중학교 감독. 그는 모교에서 체육교사이자 축구팀 감독으로 제2의 축구인생을 살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그에게 2008년 11월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 후 가장 큰 변화를 물었다. 멋쩍게 웃는 그의 답변은 "선수 때보다 육체적으론 편해졌지만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배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신 감독은 건국대를 졸업하고 2001년 일본 J2리그의 미토홀리호크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이듬해 울산 현대에 입단해 K-리그에 첫발을 들여놨고 전남 드래곤즈, 경남 FC를 거쳐 2007년 고향팀인 제주유나이티드에 입성했고 이듬해 화려한 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K-리그 개인통산 기록은 150경기 35골 7도움.

"선수에게 좋은 성적만큼 반가운 게 있겠는가? 그러나 큰 목표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만 잘하는 선수가 되라고 가르치진 않는다.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으로서 올곧은 사고를 가진 후배들로 커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지도자로서 믿음을 줘야 발전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하는 신 감독.

선수들이 잘 뛰어줄 땐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지만, 안타까울 때가 없지 않다. 다른 지역팀과 비교하면 도내 중학교 선수들은 기술력과 체격조건이 떨어진다. 하지만 개인기를 쌓으면서 각자의 포지션에서 책임을 다해 노력한다면 좋은 성적도 거둘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선수들의 탄탄한 팀워크는 말할 것도 없고 학교측과 매 경기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학부모들의 지원에서 큰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그가 가르치는 제주중 축구팀은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2010 초중고 축구리그 챔피언을 가리는 왕중왕전에 제주리그 2위로 참가해 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강호들과 맞붙는 저력을 보여줬다. 학생들이 풍부한 경험을 쌓는데 좋은 기회이자 부임 2년째인 그의 지도력을 나름대로 평가받은 셈이다.

그가 은퇴 직전에 뛰었던 제주유나이티드의 올 시즌 성적으로 화제를 바꿔봤다. 하위권을 맴돌던 제주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제주발 돌풍'에 견줄만한 놀라운 성적으로 축구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새롭게 제주 지휘봉을 잡은 박경훈 감독의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지도력과 그 노력에 힘을 얻어 일어선 선수들, 그리고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란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도자로서는 이제 시작이다. 미래 프로선수와 국가대표를 꿈꾸는 후배들이 갖고 있는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신뢰를 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말로 포부를 밝히는 신 감독의 축구인생 후반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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