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강력한 동력인 수출정책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수출인프라 부족, 수출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약, 수출 물류비 과중 등 제반여건이 열악하다. 이로 인해 제주의 수출은 전국 대비 0.02%의 비중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수출에 있어서는 변방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우근민 도정은 수출로 잘 사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수출을 최우선 정책으로 표방했다. 우 도정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통해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제주의 경제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우 도정은 이에 따라 최근 수출 1조원 달성을 위한 실천전략 및 로드맵을 확정했다. 현재 3억 달러 수준인 수출실적을 목표연도인 2014년에는 8억 달러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수출기업도 현재 114개에서 300개로 확대 육성하기로 했다. 수출 1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4년동안 총 566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 도정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은 일단 위기에 처한 제주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출 1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수출 실천전략과 과제에서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시각의 바탕에는 과도한 물류비 등 수출인프라 취약, 해외마케팅 등 자생능력 부족, 전문인력 및 수출제품력 부족 등 열악한 수출여건에 기인하고 있다. 또 농수축산물 위주의 수출구조, 안정적인 수출물량 확보 어려움, 기업의 수출의식 부족 및 수출정책의 부재도 수출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출 1조원 달성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이다. 2014년까지 1조원을 달성하려면 2009년(3331억원) 기준 매년 수출을 평균 25% 정도 늘려야 하지만 지난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망 수출기업과 품목 육성이 시급하다. 부지난으로 공장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업들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도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 활넙치 등 1차산품에 국한돼 있는 수출 주력상품의 다변화도 중요하다. 수출품목 다변화는 지역 특성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도권 이전 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기업에 대한 물류시스템 지원도 절실하다. 실례로 도내 주력상품인 활넙치를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물류비가 수출단가의 49.7%를 차지한다. 물류비 부담을 덜어주지 않고서는 수출촉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 수출 리스크 해소를 위해 수출 주력품목인 넙치 등 수산물의 보험대상 포함, 수출보험 책임금액 범위 확대, 중국 넙치시장 개척을 위한 관세 및 통관료 인하, 농수축산물에 대한 해상 물류비 지원 등은 업계가 꾸준히 제기해 온 사안들이다.
이제 수출 1조원 시대를 열기 위한 청사진은 마련됐다. 문제는 수출전략을 실천할 강력한 의지와 기반 조성, 재원조달, 제도개선 등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