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옥의 식물이야기](37)제주의 다양한 습지와 식물종다양성

[문명옥의 식물이야기](37)제주의 다양한 습지와 식물종다양성
  • 입력 : 2011. 10.22(토)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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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분화구습지인 물장오리 습지.

제주는 물영아리 등 습지 4개소 지정 보호
제주고사리삼, 순채 등 독특한 식물 분포

람사르협약에서는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유형을 보이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보전가치가 있어 국제적으로 중요한 곳을 람사르습지로 지정하고 있다. 국내에는 16개소 중 제주에는 물영아리오름, 물장오리, 1100고지습지, 동백동산습지 등 4개소가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제주에는 크고 작은 습지가 유난히 많다. 습지의 정의에서는 간조대 등 연안의 습지도 포함시키지만, 제주에 분포하는 내륙습지만 하더라도 수 백 여개나 된다. 게다가 형성요인, 형태, 규모, 생물다양성이 매우 독특하다. 어떤 점이 다른 지역의 습지와 다를까? 그리고 제주의 습지에는 어떤 식물이 자라고 있을까?

내륙(한반도)의 습지는 하구습지, 하천형습지, 산지형습지가 대부분이고 그 규모도 크다. 그러나 제주지역의 습지는 소규모로 대부분 강수에 의해 형성되고 수량의 변동이 많은 편이다. 제주의 습지를 몇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보면 넓은 암반지형에서 나타나는 작은 물웅덩이형, 동부지역 곶자왈에서 나타나고 제주고사리삼 등이 자라고 있는 일시적 웅덩이형, 기생화산 분화구형, 천백고지, 숨은물뱅디 등의 산지 저경사 습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분화구형 습지와 산지 저경사 습지는 화산섬인 제주에서 지형·지질적인 측면에서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습지에 자랄 수 있는 식물은 매우 제한적이다. 꼭 필요하지만 일시적 혹은 장기간 고여 있는 물 때문이다. 이처럼 식물이 자랄 수 있거나 자라지 못하게 하는 요인을 제한요인이라 한다. 습지식물에게는 가장 큰 제한요인이 물이다. 습지 바깥의 식물은 물 때문에 습지에 자랄 수 없고, 습지식물은 물 때문에 습지를 벗어나서는 자랄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습지를 '육지의 섬'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제주의 습지는 식물종다양성이 매우 높고, 제주고사리삼, 가는물부추, 둥근잎택사, 순채, 전주물꼬리풀, 어리연, 애기어리연, 자주땅귀개, 통발 등의 독특한 식물들이 자란다. 최근에는 제주백운풀, 남흑삼릉 등이 발견되어 기록되기도 하였다.

습지는 전 지구의 자연현상 및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된 유·무기질 물질을 변화시키고, 수문·수리·화학적 순환을 시키며,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곶자왈이 '제주의 허파'라면 제주의 습지는 '제주의 콩팥'이다. 이젠 '콩팥'을 돌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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