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웃자 제주교육](1)117센터 출범 1년

[함께웃자 제주교육](1)117센터 출범 1년
학교폭력대책 시행 2년째 불구 근본적 해결 요원
  • 입력 : 2013. 01.24(목)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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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문제가 사회적 이슈가되면서 지난해 정부는 수백건의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이 내놓은 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본보는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위원과 함께 학교폭력대책 시행 2년째를 맞아 정부의 대책을 평가하고 나타나는 문제점을 진단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그 첫번째로 학교폭력신고전화인 제주117센터가 개소한지 1년이 됐다. 제주117센터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전화를 중심으로 나타난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학교폭력은 117로"


<양창민/제주117센터 팀장>

지난해 학교폭력 문제로 제주117센터를 이용한 건수는 1450건에 이른다. 이중 60(4.1%)건은 경찰에 수사지시 했다. 나머지 약 96%는 1~10회 걸쳐 까지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24시간 운영되는 117센터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대부분 학생들의 신고·상담 전화다. 오전에는 '학부모 시간'이라 불릴정도로 학교폭려 가·피해 부모의 전화가 이어진다. 야간과 심야시간에는 건수는 적지만 자살 등과 관련된 힘든 고통의 소리가 들어온다.

117센터에서 지난해 업무처리 결과 90%가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했다. 10%만 방문·현장 조사 등이 이뤄졌는데, 올해에는 이를 30%까지 올릴 계획이다. 이는 학교폭력 가·피해학생들이 경찰 등의 방문하기전 117센터를 찾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학교폭력 문제에 개입하기 위함이다. 117센터를 이용, 학교폭력문제를 상담·해결하게 되면 수사기록자료표에 관련 사실이 남지 않고, 전과 등의 법적 처벌도 피할 수 있다. 이는 학생의 미래를 걱정할 때 117센터 이용이 대단히 유리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센터는 보고 있다.

반면 117센터 이용건수 중 80% 정도가 관련사실이 학교로 통보되고 있으나 학교장 등의 관리자에게 통보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학교폭력을 해결하는데 좋지 않은 결과를 이어질 수 있다.


"치료연계시스템 갖춰야"


<곽영숙/제주대교수>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초기부터 가·피해학생을 빨리 도와줄 수 있는 연계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정신건강, 즉 신뢰적 웰빙을 높이면 공격성을 줄이고 감정을 조절할 힘이 생긴다. 이는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예방 차원에서 정신건강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에서 강조했듯이 초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우선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피해학생 치료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가해 학생들도 도덕적으로 나쁜아이들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면 도와줘야 하는데 이것에 대한 철저한 검증(평가)이 뒤따라야 한다.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해학생 상당수가 학교폭력이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치료+처벌'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그리고 학교폭력 가·피해학생들의 병원을 이용하기가 불편한데 이들의 치료를 위해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도교육청과 위센터, 제주117센터, 제주청소년상담센터 등과 활발한 인적교류를 통해 학교폭력 가·피해학생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위기에 빠진 우리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학교폭력 용납안돼"


<김순관/도교육청 장학관>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학교에서는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 제주자치도 교육청의 입장이다.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각 기관별로 임무를 맡아 학교폭력 근절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재 각 기관별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가 주도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예방하도록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폭대위)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여야 한다.

제주117센터를 통해 접수된 학교폭력 상담건수 모두가 학교로 통보돼 이하 폭대위 등에 논의 되어야 한다. 관련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으면 은폐가 되기 시작한다. 이렇게되면 절대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없다. 최근 학교마다 징계수위 등이 달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증되고 있다.

교과부에서는 이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폭력 처리 1~9호로 나누고, 경미한 1~3호까지는 생활기록부에서 삭제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받는 불이익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신뢰회복 나서야"


<양명희/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청소년상담센터마다 과부화가 걸릴 정도로 최근 학교폭력 가·피해학생이 많이 찾고 있다. 지난한해 94명이 학생들이 제주청소년상담센터를 이용했다. 이들 대부분이 117센터와 위센터, 의원 등에 상담치료를 받았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센터를 찾았다. 이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학교에 대한 믿음이 상실이다.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해 학교에 알리고 싶지만, 신고자 보호, 해결의지 등 학부모와 학생이 느끼는 학교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생각이다. 또한 교사들이 학교폭력 대응 매뉴얼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우와좌왕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학교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 의견]"모든 아이들이 함께웃는 학교 만들어 봅시다"

학교폭력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논의된 것은 지난 2011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부터다. 이후 교육당국을 중심으로 부랴부랴 대책수립이 시작됐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가 합의한 것은 학교폭력을 피해자 중심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와 전국 교육청에서 속속 예산과 인력, 제도들이 만들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지난 1년간 약 50억의 예산을 기반으로 11개 영역, 149개의 사업을 시행했다. 또 정부의 대표적 정책으로 지난 6월부터 경찰청,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가 함께한 '117학교폭력 전담신고접수 센터'가 365일 24시간 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이런 대책이 시행된다고 해서 근본적인 학교폭력 문제를 풀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다.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맺어진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문제이다. 사실 학교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과거부터 꾸준히 학교에 뿌리내리고 있었다. 많은 중장년 세대들은 성장기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맞았던 기억을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환원해 추억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서로 다투는 것에 대해서는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라고 규정하며, 폭력이 어쩔 수 없는 성장의 통과의례임을 인정해왔다.

과거에는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가족 공동체, 마을 공동체 등이 튼튼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은 비단 가족 뿐 만 아니라 모든 마을 공동체의 관심사였다. 가족과 마을, 또래 친구들이 아이의 성장을 공유하다보니 폭력은 성장기의 '향수'로 환원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아이들이 폭력의 현실을 혼자서 견뎌내는 것이 문제가 된다. 가족과 공동체가 해체되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정서·신체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기반이 허약하다. 또한 학교가 아닌 다른 일상에서 학교폭력과 다름없는 엄청난 무게의 고초를 견뎌내고 있다. 살벌한 교육의 경쟁을 모든 일상에서 겪고 있다보니 학교에서 받는 폭력의 무게를 극복할 여력이 허약하다. 이제부터는 학교폭력 발생의 근본적인 문제해결도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학교에서 인간관계를 민주적이고 인권 친화적으로 꾸준히 바꿔나가야 한다. 당장 모든 현실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수 없다면 학교현장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서부터 학습 즉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입시제도와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인성교육을 지탱하는 예술·체육교육도 발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또 사업을 많이 시행하면 할수록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담임교사는 바빠진다. 교사가 수업과 생활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공문처리를 전담하는 교무행정사를 배치하여 교사는 최소한의 기획 공문만을 담당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이렇듯 학교 속 작은 변화의 노력이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난 1년간 시행착오를 잘 살피면서 제도를 안착해야 할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함께 웃는 학교,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좋은가. <이석문 제주자치도의회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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