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 세계 '큰 손'으로 부상
차이나 머니 유치 각국 경쟁 치열
세계 1~2위 외환보유국·경제대국
元, 출범 개발사업 가이드라인 마련
4년간 제주에 투자된 화교자본 제동
투자유치 사활 거는 지자체와 비교
#중국의 경제성장과 해외진출
중국은 개방정책 이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등과 함께 최근 수년간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 외환보유고 급증과 유동성 과잉 등으로 인해 중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정부의 경제정책은 과거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오던 '인진라이(引進來)'(안으로 끌어들이다) 정책에서 '저우추위(走出去)'(밖으로 내보낸다) 정책이란 이름으로 설명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본격적인 해외진출로 중국은 미국과 일본 등에 비해서도 모자람이 없는 세계의 '큰 손'으로 부상, 최근 5년여간 세계 각국은 '차이나 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해외투자박람회(China Overseas Investmen Fair)에는 전세계 100여개 국가의 공무원과 기업가가 몰려 성황을 이뤘고 한국도 중국의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이징무역관이 베이징에서 한국 투자유치 설명회(IR)를 개최하고, IT·문화콘텐츠·의료기기 등 분야의 우수 한국 중소기업을 중국에 소개했다.
세계 각국은 한정된 저마다의 국가규모 속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외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말에는 해외투자 절차 간소화 등으로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나서면서 중국 자본의 해외진출은 더욱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해 있고 제주의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녹지그룹만 하더라도 올해 매출 4000억 위안(약 69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부동산과 에너지, 금융 사업 외에 축구 등 문화 사업에까지 뛰어들며 문어발식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녹지는 한국 호주 등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올 2월에는 북미 첫 프로젝트인 10억 달러 규모의 '로스앤젤레스 뤼디 센터'를 착공하기도 했다.
불과 제주에서 항공기로 1~3시간 거리의 중국. 13억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이미 경제규모에 있어 일본을 앞지르고 향후 세계 최고의 생산과 소비시장으로 등장해 나가는 중국의 영향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인 셈이다.
#제주의 대중국 전략과 변화
이같은 중국의 성장과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011년 제주도의 의뢰에 의해 연구 발표한 제2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개발계획(2012~2020년)을 통해 중국을 활용한 국제자유도시 제주도의 발전 지향점을 찾아야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제주도는 2020년까지 제주종합개발계획인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을 제주가 미래 동북아사아의 비즈니스 거점으로서 중심성 확보를 지향하는 의미와 제주 청정 자연환경과 관광적 가치를 활용해 동북아시아의 관광, 여가, 쇼핑, 생활 등의 거점으로서 무한한 만족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지역으로 키워나가자는 의미의 한자어인 '후통우지에(互通無界) 하오러우씨엔(好樂無限) 제주'로 정했다.
이같은 대중국 공략을 기조전략으로 삼은 근거는 중국이 일본을 넘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세계1위의 외환보유국이며 향후 위안화의 긴축통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다. 또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했고, 2010년 이미 해외여행객이 5739만명을 넘어서는 등 중국인의 해외여행 급증하는 등 독일과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4위의 관광소비 대국이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
실제 올해 한국 관광수지는 중국 관광객들로 인해 크게 적자폭이 줄었다. 이외에도 부자가 많은 중국, 제주와의 지리적 근접성 등도 대중국 공략을 국제자유시 종합개발계획 목표 달성을 위한 기조전략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였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2008년 17만5000명에서 지난해 181만2000명까지 늘었다
지난 민선 5기 동안 이뤄진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진흥지구의 지정과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부동산투자이민제도 등 여러가지 인센티브제도의 운영 등 대중국 공략 전략이 성과를 내 9월 현재까지 제주에는 16개(투자규모가 50억원 이상인 중국·홍콩 등 화교자본)의 중국기업들이 진출했다.
9월 현재 부동산 투자이민제도하의 영주권 부여혜택이 가능한 리조트는 모두 11개사로 이중 중국 기업이 직접 투자해 모두 5군데이고, 현재 진출해 사업을 준비중인 나머지 11개의 중국기업들도 대부분 영주권 부여 인센티브를 활용한 관광휴양시설의 매입을 목표로 개발사업을 진행중이다. 또 현재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받은 업체는 모두 45개업체이고 이중 중국업체는 1개 업체에 불과하지만 아직 중국기업들의 투자사업이 진행중이어서 투자진흥지구 지정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사업진행에 따라 대다수 업체들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기업의 제주 진출에 따라 외국인의 제주투자금액도 크게 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도착금액 기준)는 제주도가 3억9700만불로, 이는 서울과 경기·인천을 제외한 지자체중 경상북도의 20억4100만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 외국으로부터 투자됐다. 신고금액의 경우도 제주도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7억9300만불을 유치해 경상북도의 20억8800만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대중국 공략 전략에 의한 중국기업들의 유치 전략이 불과 5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 민선 6기의 출범과 함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출범과 함께 발표된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지난 4년간 제주에 투자된 화교자본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기류속에 제주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고, 과연 제주도정의 방침이 어떻게 변화되고 적용되어갈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인허가가 완료된 사업에 대한 중단요구 등으로 인해 중국기업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향후 개발계획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속에 자칫 제주도의 개발사업에 대한 방침이 투자유치에 대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다른 지자체의 투자유치 실적에 크게 뒤쳐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