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7부 투자유치 어떻게 되고 있나-③중국기업 제주 투자의 명과 암

[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7부 투자유치 어떻게 되고 있나-③중국기업 제주 투자의 명과 암
제주에 진출한 중국기업들 13억 중국인 타깃 과감한 투자
  • 입력 : 2014. 09.22(월) 00:00
  • 김치훈 기자 ch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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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성장률 둔화 따라 기업들 해외 진출 가속화
제주에도 2011년부터 국내자본 개발 시도하던 곳에 동시다발적 중국자본 투입
난개발·보유토지 급증하며 부작용 따른 도민우려 커져
자치도는 도민들 걱정 관련 불식시킬 대응책 제시 못해


'차이나 머니'로 불리는 중국자본의 해외진출은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가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됐고, 상장 직후 공모가의 40% 가까이 주식가격이 상승하며 구글에 이어 세계 2위의 인터넷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같은 중국의 세계진출은 최근 중국내 성장률 둔화에 따라 중국기업들의 세계 진출 등이 지속되며 말그대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주의 관광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게임,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에서부터 의류, 금융, 아동용품에 이르기까지 투자 분야도 전 산업에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를 기점으로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중국여행사가 한국의 제약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국내자본 떠나 방치된 관광개발 예정지 중국기업 채워=이같은 분위기 속 제주는 우연인지, 투자유치의 성공인지 2011년부터 중국기업들의 제주진출로 수 십년간 침체됐던 제주의 관광유원지 혹은 관광지 및 관광단지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제주에 진출한 기업들이 개발을 진행하거나 추진중인 사업예정지는 대부분 오랜기간 국내 자본들이 개발을 시도하다 유원지로 지정되었거나 관광개발 예정지로 지정되어 오고 있던 곳이다.

이처럼 개발예정지로 지정된 채 제대로 된 개발사업자를 만나지 못했던 제주지역에 실제, 혹은 생각보다 빨리, 또 생각보다 큰 규모로 중국 자본들이 투입되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높이 218m의 초고층 빌딩으로 2009년 건축허가가 이뤄진 노형동 '드림타워' 부지도 국내 자본인 동화투자개발이 수십년간 개발을 시도했으나 수익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장기간 도심의 흉물로 공사가 중단된채 방치되어 오다 중국의 상해시 국유기업인 '녹지그룹'을 파트너로 영입하며 본격 착공될 예정이었다.

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시행한 신화역사공원내 리조트월드조성사업도 그동안 개발센터가 투자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10여차례 작성하고도 투자자를 찾지 못하다가 홍콩과 싱가포르의 화교자본에 의해 대규모 복합리조트로 실질적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무수천유원지 개발사업도 국내 개발사업자들에 의해 수없이 많은 개발시도에도 불구하고 진척이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 중국에서 자수성가한 동포사업가들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호분마랜드는 국내 금강기업이 개발을 시도하다 자본유치가 힘들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가 중국의 '분마그룹'이 투자를 결정하며 개발을 위한 실질적 절차가 진행중이다.

'신해원'이 추진중인 송악산 유원지의 경우만 하더라도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관광호텔도 하나 보유하지 못한 과거 남제주군 서부지역인 대정지역 주민들의 개발에 대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사업자들이 사업을 추진해오다 부족한 자본력 등으로 인해 장기간 방치되어 오던 사업지다. 결국 송악산 지역의 개발예정지는 다른지역의 모저축은행에 담보로 잡혀있다가 최근에 중국기업인 '신해원'에 매각되어 개발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제주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은 상당수가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개발사업자들에 의해 추진되어 오다 좌초된 개발예정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녹록지 않은 관광 인프라의 수익내기=과거 국내 자본이 개발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개발사업자 자체가 자본력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콘도나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 등의 수익이 밖에서 보는 것처럼 대규모로 지어질 경우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도 기인한다.

실제 현재 도내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신라나 롯데호텔 해비치호텔 등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호텔 자체의 영업수익에 대한 기대보다는 기업활동에 활용되는 목적이 크게 작용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관광전문가들이 의견이다. 호텔 등 숙박업소의 경우 리모델링을 비롯한 유지비 등으로 운영비가 많이 소요되는 점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실제 영세한 자본에 의해 지어진 대규모 객실을 소유한 호텔 등은 추진중 좌초되기도 해 방치되는 사례도 있고, 심한 경영난을 겪어 겨우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관광휴양시설을 비롯한 대규모 테마파크의 경우도 현재 60만명의 제주인구 규모와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긴 하지만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를 제주공항인프라 문제 등으로 인해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하고도 수익성을 내기가 녹록지만은 않다는 것이 관광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제주에 진출한 국내 자본들이 고객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고, 현재 진출한 중국기업들은 이같은 고객확보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3억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영업전략이 있기에 수천억이 넘는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이민제도 등의 인센티브도 투자를 이끄는 데 한 몫 했다.

▶투자유치에 대한 대비는?=제주에 진출한 기업들은 제주에서 이미 검토되었던 사업들에 참여하고, 현재 제주도가 투자유치를 위해 부여하고 있는 각종 법과 제도의 인센티브 등을 검토해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들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유치와 개발사업에 대한 후속 제도 정비나 개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채 최근 일부 사업에 대한 제동과 함께 단기적 처방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실제 현재 녹지그룹이 추진하는 헬스케어타운에 대한 밑그림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최근에야 서둘러 마련중인 카지노 정책 등도 이미 완비되어야 하는 사항이었다.

또 최근 무산된 외국인 영리병원 문제에 대한 제주도의 검증, 실제보다 부풀려지고 있는 중국 자본에 의한 제주토지 소유 문제 등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도 명확하고 치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내에서는 중국자본에 대한 난개발이나 보유토지의 급증 등에 대한 도민들의 막연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도민들에게 알려 우려를 불식시킨다거나 대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업자들은 사업자들대로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고, 도민들은 도민들대로 중국자본에 대한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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