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05)서귀포시 강정동 '메밀愛'

[당찬 맛집을 찾아서] (105)서귀포시 강정동 '메밀愛'
세월이 묻어나는 제주메밀 사랑이야기
  • 입력 : 2016. 01.22(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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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愛'의 칼국수는 일반 칼국수와 달리 걸쭉한 게 속이 꽉찬 느낌을 준다. 강봄기자

주문 즉시 뽑아 삶은 면 굵고 탱탱
두툼한 메밀빙떡 식욕 절로 자극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중에서). 농경의 신 '자청비'가 하늘에서 가져온 곡식 종자 중 하나로 메밀이 등장한다. 거친 화산섬 제주의 구황작물이었던 메밀이 이 땅의 사람들과 얼마나 깊은 인연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두툼하게 말아 먹음직스러운 '메밀愛'의 메밀빙떡.

제주 토박이면서도 정작 메밀 음식은 접해 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문외한이었다. 제주가 메밀이 많이 나는 곳임에도 말이다. 최근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메밀愛'란 음식점을 알게 됐다.

찬바람 속에서 움츠릴 만도 한데 입구에서 이름 모를 꽃나무들이 반긴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뒤로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서 식탁에 앉자 예쁜 도자기주전자에 따뜻한 메밀차가 담겨 나왔다. 자그마한 잔에 한 잔 따라 마시니 속이 따뜻한 게 깊은 안도의 한 숨이 절로 나왔다. 메밀향이 입 안에 가득했다.

면발이 쫄깃, 새콤달콤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메밀냉면.

메밀차로 몸을 녹이는 동안 정갈하게 놓인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제 자리를 잡아갔다. 이어 메밀愛가 자랑하는 대표 음식들이 줄을 이었다. 메밀칼국수, 메밀빙떡, 메밀냉면, 콩비지 등등. 다만, 이 모든 것이 코스요리는 아니고 단품이다.

메밀칼국수는 메밀 때문인지 먹는 사람에 따라 약간 느끼할 수 있다. 하지만 깍두기가 이러한 느끼함을 잡아줘 오히려 맛깔스럽다. 국물도 일반 칼국수와 달리 걸쭉한 게 속이 꽉 찬 느낌이다. 메밀愛의 모든 면은 주문 즉시 가게에서 직접 뽑아서 만들어 면이 굵고 탱탱하다. 그래서 면을 먹어도 한 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박혜란 대표는 "정갈한 음식 조리로 고객에 행복의 맛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두툼하게 말아진 메밀빙떡은 비주얼이 식욕을 자극할 정도로 먹음직스럽다. 메밀가루를 멀그스름하게 반죽해 얇게 지진 다음 펼친 뒤 무채나물 등을 소로 넣어 돌돌 말아 만든다. 무채나물의 아삭아삭함이 뒷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메밀냉면은 새콤달콤한 국물이 시원하고 면발이 쫄깃하다. 일반 냉면과 달리 진하고 메밀의 깊은 맛이 새롭다. 콩비지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콩을 직접 삶고 갈아내 고소하다. 음식들을 맛본 뒤 메밀차로 마무리하면 처음처럼 정갈한 맛이 입 안에 맴돈다.

박혜란 대표

박혜란 대표는 "이 곳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위해 메밀愛만의 맛을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머니의 손맛과도 같은 정갈한 음식 조리로 고객들에게 행복의 맛을 제공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밀愛의 음식 가격은 메밀묵 7000원, 메밀물냉면 7000원, 메밀비빔냉면 7000원, 메밀수제비 7000원, 메밀칼국수 7000원, 콩비지 8000원, 메밀빙떡 6000원, 도가니탕 1만1000원, 홍탁 2만5000원, 돔베고기 3만5000원(大)·2만5000원(中), 홍탁삼합 3만5000원, 수육 1만원 등으로 부담스럽지 않다.

참고로 '메밀愛'는 서건도(일명 썩은섬)를 바라보는 앞에 자리 잡고 있다. 서건도는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한 달에 10차례에 걸쳐 앞바다가 갈라지는 제주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유명한 섬이기도 하다. 이 같은 광경은 덤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30분이며, 명절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다. 찾아가는 길 서귀포시 이어도로 769(강정동 851-1), 전화 739-3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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