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제주를 여행하는 관광객과 해안을 달리는 시티투어버스. 사진=한라일보 DB
요즘 유행하는 제주도 여행법인 뚜벅이 여행.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고 버스를 타거나 두 발로 걸어서 제주를 들여다보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주마간산으로 제주를 찍고 '결국 남는 건 사진 뿐'인 여행이 아니라 사람들과 섞여 북적이는 시장, 한적한 산책길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다.
이런 관광객을 위해 최근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1일부터 제주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티투어버스는 기존 외국인 위주로 운영하던 제주황금버스시티투어를 개편한 것이다.
이달부터 새롭게 선보인 시티투어버스제주공항서 원도심·주요 관광지까지 운행1일권 구매하면 하루 종일 이용 가능가이드 설명 들으며 제주 들여다보고특색 있는 관광코스 만날 수 있어
매일 오전 9시부터 매 시간 정각에 제주공항에서 첫차가 출발하며 사라봉, 동문시장, 용연구름다리, 어영해안도로, 한라수목원 등 약 2시간 동안 원도심부터 신제주까지 제주시내 주요 관광지를 경유해 공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시티투어버스타고 시내여행= 지난 22일 오전 10시 제주공항에서 출발한 시티투어버스의 탑승자는 고작 2명이었다. 하지만 제주시내 게스트하우스가 몰려있는 시외버스터미널과 제주시청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탔다.
버스에 탑승해 좌석에 앉고 나서야 버스에 함께 탑승한 가이드가 결제를 돕는다. 1일권과 1회권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30일까지 할인가격으로 성인기준 1일권 8000원, 1회권 2000원이다. 1일권을 구입하면 하루종일 어디서든 시티투어버스 정류장에서 재탑승이 가능하다. 할인기간이 끝나면 성인 기준 1일권 1만2000원, 1회권은 3000원이다.
가이드는 제주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일정에 맞춰 가장 효율적인 관광코스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탑승자의 귀가 항공편, 날씨 등을 고려해 가이드가 약간 변형하기도 한다.
일반 버스나 택시에 비해서는 목적지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면 금새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날 같이 버스에 탑승한 가이드는 "지금 제주 한라산에는 눈이 있고, 단풍도 보이지만 길가 나무들은 여전히 초록빛을 띠고 있어 4계절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탑승객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렌터카 운전이 부담스러워서 버스 탔어요"=제주공항에서 출발해 자연사박물관에서 재탑승하고 김만덕객주에서 내린 한 관광객을 따라갔다.
인천에서 제주로 여행을 왔다는 정진희(69)씨 부부는 "아들이 제주에 볼일이 있어 같이 내려왔는데 아들이 일을 보는 동안 하루종일 뭘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안내소에서 시티투어버스를 추천받고 타게 됐다"며 "제휴업체들도 많아 숙박은 여기서 추천해주는 곳으로 가볼까 생각하고 있으며 집으로 돌아가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운전할줄은 알지만 렌터카를 하면 다른 사람의 차를 타는 것 같아 불편하다"며 "제주역사를 보는 탐라순방 코스를 추천받고 보고 있는 중이라 한번 여기서 추천하는대로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하나하나 특색있는 추천코스=제주관광협회는 리플렛을 통해 탐라순방코스, 오름코스, 올레해변코스, 포토타임코스를 리플렛을 통해 추천하고 있다.
시티투어버스 노선도. 제주도관광협회 제공
탐라순방코스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중점을 두는 코스로 민속자연사 박물관에서 내려 삼성혈-국수문화거리-신산공원으로 이어진다.
오름코스는 영주10경 중 하나인 사라봉에서 내려 산지등대-별도봉-칠머리영등굿터-사라봉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다. 올레해변코스는 용연구름다리에서 내려 용두암-용해로로 이어진다.
조금 더 걷고 싶으면 용두암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어영마을-어영소공원-도두봉으로 걸어가 도두봉에서 시티투어버스를 다시 타면 된다. 마지막으로 포토타임코스는 아름다운 제주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다. 어영해안도로에서 내려 도두봉-추억애거리-이호목마등대-이호테우해변에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