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2018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

[휴플러스] 2018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
‘바람의 언덕’ 수월봉, 켜켜이 쌓인 시간 전해지는 곳
  • 입력 : 2018. 04.05(목) 2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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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개막한 ‘수월봉 트레일’
이번 주말 나들이 가볼까
30명 한정 '전문가탐방'
수월봉 해시태그에 경품도

제주시 서쪽 끝 한경면 고산리 '바람의 언덕' 수월봉. 봄바람을 맞으며 이곳까지 가는 길은 그야말로 한폭의 거대한 수채화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수채화 속으로 들어가면 시간이 켜켜이 쌓인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는 곳이다. 자구내포구엔 '아이보리빛'오징어가 햇살을 가득히 받고 있고, 포구에서 수월봉으로 이어진 해안절벽길은 태초의 신비까지 담고 있는 듯 하다. 겹겹이 쌓여 있는 화산재지층과 오롯이 품은 화산탄까지, 생생한 지질학 교과서이기도 하다.

올해에는 봄기운이 완연한 '바람의 언덕, 수월봉'에서 트레일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 아픔 4·3 70주년의 의미도 함께 품었다. 봄이 스치듯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쉽다면 이곳을 찾으면 어떨까. 너무 빠르게 걸으면 '시간의 이야기'를 놓칠지 모른다. 느릿느릿 꼬닥꼬닥 걷다보면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그 이야기를 천천히 들려줄 것이 틀림없다.

올해로 여덟번째를 맞는 '2018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은 지난해까지 뜨거운 여름에 열렸지만 올해에는 앞당겨졌다. 5일 막을 올린 수월봉트레일은 8일까지 4일간 열린다.

올해에는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지질탐방 프로그램은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자연과 그 가치, 그리고 지질이야기를 전문가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첫날인 5일 지질분야 세계자연유산본부 전용문 박사의 안내로 탐방이 이뤄졌다. ▷6일 오전 10시 지질분야 한국지질환경연구소 류춘길 소장 ▷6일 오후 2시 동물(곤충)분야 양경식 박사 ▷7일오전 10시 지질분야 송시태 박사 ▷7일 오후 2시 생태분야 김완병 박사 ▷8일 오전 10시 지질분야 전용문 박사로 이어진다. 선착순 30명으로 사전 예약제로 이뤄진다.

탐방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수월봉트레일 페이스북 사진 이벤트 참여는 행사기간 페이스북에서 '제주세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 페이지 내 이벤트 게시판에 '수월봉' 인증샷을 업로드하면 된다. #수월봉 #수월봉트레일 #제주세계지질공원 등의 태그는 필수다. 당선작 5개 작품에 대해 현금 10만원이 주어진다. '신의 지문을 찾아서' 인증샷 이벤트도 있다. 트레일 코스내 '탄낭' '사층리' '도대불' '봉수대' '방사탑' 가운데 한 곳에서 인증샷을 찍고 행사 본부석에서 인증샷을 찍어 본부석 행사 관계자에게 보여주면 된다.

행사기간 구간별 셔틀차량이 운행되며 탐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한다. 1일 강수량이 25㎜ 이상이나 강풍 등 기상악화 시에는 탐방이 통제된다. 문의 (064)750-2523, 2543.

[수월봉 트레일 코스 이야기] “길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즐거움 가득”
녹고의 안타까운 전설 품은 '엉알길'
말발굽 분화구 당산봉 전설도 가득
비통한 사연 전해지는 ‘절부암길’


수월봉 트레일 코스는 수월봉 엉알길 A코스, 당산봉 트레일 B코스, 절부암길 C코스가 있다. 각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명소·명물을 소개한다.

▶수월봉 엉알길 A코스=수월봉과 엉알길 화산탄 및 진지동굴 등을 탐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이다. '엉알길'은 제주어로 해안절벽을 따라 놓은 길을 말한다. 코스에 포함된 '녹고의 눈물'은 안타까운 전설을 품고 있다. 어머니의 병 치유를 위해 약초를 찾아 절벽을 오르던 '누이 수월이'가 떨어져 숨지자 '동생 녹고'도 눈물을 흘리다 세상을 떠난 이후 사람들은 수월봉 절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녹고의 눈물'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역사를 생각할 수 있는 '갱도진지'도 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제주도 전역에 수많은 군사시설을 만들었다.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수월봉 해안 절벽 곳곳에는 다양한 크기의 화산탄(화산암괴)들이 박혀있고, 지층이 휘어진 탄낭구조를 볼 수 있는데, 무수히 많은 화산탄은 수월봉의 화산활동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났는지 짐작하게 한다. 수월봉 정상에는 고산기상대가 있다. 수월봉은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만든 고리모양 화산체의 일부이며 차귀도, 당산봉 일대와 넓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엉알과 화산재 지층'은 고산기상대 아래쪽 바닷가 엉알길 절벽 내부에는 수월봉 화산 분출 당시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인 화산재 지층이 약 70m 두께로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다. '검은모래 해변'도 만날 수 있다.

▶당산봉 트레일 B코스=당산봉 일대를 탐방하는 코스로 당산봉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는 코스이다. 당산봉은 용머리와 산방산과 더불어 제주도에서 오래된 화산체 중의 하나이다. 당산봉의 명칭은 오래전부터 뱀을 제사지내는 신당(차귀당)이 있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봉화를 올렸던 곳이라고 해서 당산봉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현재 해안초소가 있는 곳은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던 자리이다. 당산봉 봉수는 조선시대 제주도에 25개 봉수대중 하나로 유사시 적의 침입을 알리는 통신수단으로 사용됐다. 이 봉수대는 동쪽으로 모슬봉수대, 서쪽으로 만조봉수대와 연결되어 있다.

당산봉은 마그마가 물을 만나 강력하게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수성화산체가 당산봉의 외벽을 이루고 있지만 내부에는 분석(송이)로 구성된 알오름이 있으며 분화구는 북쪽으로 열린 말발굽 형태를 보이고 있다. '생이기정'은 제주어로 새(鳥)를 뜻하는 '생이'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말로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을 뜻한다. 이 절벽은 당산봉을 형성한 화산재가 쌓이고 이후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화산재를 덮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닐다 보면 만나는 새가 '가마우지'이다. 가마우지는 잠수성이 뛰어난 물새지만 기름샘이 없어 잠수를 한 후에는 깃털을 말리기 위해 주로 갯바위나 해안절벽을 이용하는데, 깃털을 말리면서 배설하는 습성 때문에 화산재 절벽이 하얗게 되었다.

▶절부암길 C코스=당산봉과 절부암을 거쳐 싱계물까지 탐방하는 코스이다. 당산봉과 당산봉수, 당산봉 가마우지, 생이기정을 지나 '성 김대건신부 제주표착기념관'으로 이어진다. 김대건 신부(1811~1846)가 1845년 8월17일 중국 상해 김가항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8월31일 라파엘호를 타고 상해를 출발, 조선으로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28일간의 표류끝에 제주 용수리 해안에 표착한 것을 기념하고, 제주지역에서는 한국 최초 신부의 첫번째 미사와 성체성사가 이뤄진 것을 기리기 위해 설립됐다.

'절부암'은 1981년 8월26일 제주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된 바위로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조난당한 남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통한 사연이 전해지는 곳이다. 1866년 판관 신재우가 이를 기리기 위해 바위에 '절부암'이라 새기게 하고 부부를 합장했고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제전을 마련해 용수리 주민으로 하여금 해마다 3월15일에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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