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제주의 미래다] (8)'물관리 컨트롤타워가 없다'

[물은 제주의 미래다] (8)'물관리 컨트롤타워가 없다'
"물 관리 전문성 강화 위해선 인재 양성 선행돼야"
  • 입력 : 2022. 02.08(화)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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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인식조사 결과 ‘잘 못하고 있다’ 64%… 비판 목소리 많아
지하수연구센터 제주연구원서 분리시켜 종합적인 센터로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TBN제주 공동기획]

제주 통합 물 관리 정책 추진을 위해선 조직 체계 재정비 뿐 아니라 관련 학과 개설을 통해 인재 양성, 지하수연구센터의 기능 확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은 공동 특별기획으로 '물은 제주의 미래다'라는 대주제 아래 여덟 번째 소주제로 '물관리 컨트롤타워가 없다'를 다뤘다.

토론은 지난 9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이날 토론에서 패널들은 제주특별자치도의 물 관리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물 관리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윤(사회자)=현재 제주도 물 관리 조직은 물정책과 상하수도본부, 친환경농정과 등 기능 별로 분산돼 전체적인 물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와미래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도민 6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물 문제 관련 도민 인식조사 결과, 제주도의 물 정책에 대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3.4%, '잘한다'는 응답이 3.8%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의견은.

▶김태석(이하 김)=정확한 데이터 구축 없이 과거에 구축한 데이터를 가지고 제주 물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도민들이 물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낸다는 건 현재 도의 물 정책이 잘못 가고 있다는 도민의 인식을 방증한다.

▶홍영철(이하 홍)=2016년부터 제주도 물 관련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제주도가 유수율이 80%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50%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진 점, 서부지역 지하수 염분 침투 문제 등의 사례로 인해 도민들이 행정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졌다.

▶사회자=제주도 물 관리 조직을 진단한다면.

▶김=물·지하수 관리 정책은 환경보전국 물정책과, 상하수도 문제는 상하수도본부, 농업용 용수는 친환경농업정책과, 하천수는 재난안전실에서 담당한다. 이렇게 각자의 영역에서 따로 관리하면 부처 이기주의로 전락할 수 있고,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물 관리 정책은 하나의 통합적인 관리 체계로 하는 게 맞다.

▶사회자=자기 부처 중심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전체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잘못된 결정을 한다는 뜻이겠다. 물관리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홍=지하수 함양량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공급하면 지하수 부족 문제가 나타나거나 하수도 발생량이 증가할 수 있다. 부서 간 서로 조율이 돼야 하는데 각각 추진하다 보니 악영향을 주는 경우들이 많다. 물 순환 체계에 맞게 부서, 기관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자=협업 문제와 공급관리보다는 수요관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이다. 제주도에서 '제주형 통합 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통합 물 관리 체계 개편 의지는 갖고 있는 것 같다. 시설의 통합, 수량·수질관리의 통합, 조직의 통합을 포함하는 정책인 것 같다. 물 관리 선진 사례로 꼽히는 하와이 주에서는 '수자원관리위원회'라는 특별한 조직이 있다던데.

▶김=하와이 수자원관리위원회는 물 관리 최상위 정책을 다룬다. 역할은 수자원 평가, 보호, 계획, 이용·규제, 데이터 수집, 하천지역 이용 보호, 집행 및 기술지원 등 모든 정책방향을 담당한다. 물에 관련된 모든 부서는 수자원관리위원회의 통제와 영향을 받는다. (제주의) 조직체계에서 행정과 농민·어민 등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이 거버넌스를 구성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홍=물 관리 정책적으로 중요한 것은 공급 확대 위주 정책을 수요 관리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수요 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통합 물관리 체계도 의미가 있다. 수요관리정책으로 전환하면 부서끼리 엄청난 협업이 필요하고, 정책 집행에 강력한 힘과 일관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물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면 의아한 점이,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같이 사용하자는 계획이다.

이쪽에 부족할 때 이쪽의 물을 가져다 쓰고, 저쪽에 부족할 때 이쪽에서 가져다 쓰는 그런 개념으로 통합 물 관리를 얘기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지하수 위기 등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회자=제주도 수자원 관리 문제 총체적 해결을 위해 의회에서 상설위원회 구성 언급을 하셨다.

▶김=가칭으로 수자원관리위원회를 모방한 거다. 꼭 상설위원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환경보전국을 확대해 환경청이라는 조직으로 격상시킬 수도 있다.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거다.

▶홍=조직 확대라는 측면보다는 거버넌스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물 관련 문제는 여러 지역과 계층, 직업군에 따라 이해관계가 매우 첨예하다.

▶사회자=물 관리 전문성 확보를 위한 방안은.

▶홍=지하수연구센터가 아직 미약하다. 지하수 관리의 구체적 방법을 다양하게 창출할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한다.

▶김=지하수가 제주도의 생명수라면 물 관리 관련 학과를 통해 끊임없이 인재를 공급해야 한다. 또 물은 환경의 문제이기 때문에 환경보전기여금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사회자=제주도 수자원공사와 같은 공조직을 만들어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공조직에 맡길 것인지, 전문성 확보를 위한 다른 대안을 모색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김=전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산학 연계가 필요하다. 산학 연계를 통해 제주도가 과감하게 물 관리 분야를 최상위 정책으로 인정하고, 제주대학교 등에 학과를 신설해 보조금 지원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사회자=물 관리 통합 체계 뿐 아니라 인력 양성 문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이다. 지하수연구센터 기능 활성화를 위해서는.

▶홍=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에도 제주연구원 산하 하나의 센터라는 이름을 달았다. 지하수 보전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종합적인 센터가 될 수 있도록 제주연구원으로부터 분리하고 확대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거다.

▶김=지하수연구센터에서 연구비를 이제까지 약 37억원을 썼다. 무수히 많은 연구 용역 결과가 정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과실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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