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찬찬히 오래 들여다보니 더 각별한 제주

[휴플러스] 찬찬히 오래 들여다보니 더 각별한 제주
닮은듯 다른 가치 오롯이 품은 마을들
그 속으로 가까이 가보는 ‘카름 스테이’
  • 입력 : 2022. 05.13(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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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관광공사의 체류형 마을관광 브랜드
분주한 일정보다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머무는 여정 속에 지친 나 다독이는 여행

여전히 코로나19 속이지만 일상회복에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제주다. 시선 닿는 곳마다 허·하·호(렌터카) 번호판 일색이다. 예전같은 해외여행이 어려우니 당분간은 관광객이 제주로 밀물처럼 몰려올 기세다. 그들은 제주를 어떻게 만나고 추억할까?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일하는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재택근무를 넘어 여행지에서 일하고 쉬면서 지친 삶을 충전하려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이 젊은층이 선호하는 여행패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 딱인, 제주를 더 깊게 이해하고 체험해 볼 있는 마을관광상품 '카름스테이'가 있다.

카름스테이는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개발해 선보인 마을관광 통합 브랜드다. 제주의 작은마을을 뜻하는 제주어 '카름'과 머물다는 뜻의 '스테이(stay)'를 결합해 만들었다. 인기장소라고 알려진 곳마다 캐리어를 끈 여행객들이 줄지어선 풍경이 흔하고, 멋진 인증사진을 위해 잘 짜여진 코스를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여전하다. 하지만 카름스테이는 이런 천편일률적인 여행이 아닌 저마다 다른 풍경을 품어안은 마을에 주목했다. 여행객들이 제주 마을에 더 오래 머무르며 그 속에 터잡고 사는 이들이 빚어낸 삶의 이야기와 문화, 역사의 풍경을 만나면서 닮은듯 다른 마을이 오롯이 품고 있는 가치와 다양성을 체험하고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쉼과 머묾, 여유와 다정함의 가치에 중심을 둔 카름스테이는 우선 제주다움을 잘 간직한 10개 마을을 먼저 선보이고 있다. 제주시 지역에선 애월읍 수산리, 한경면 신창리·저지리, 구좌읍 세화리다. 서귀포시 지역은 표선면 가시리, 남원읍 한남리·신흥2리·의귀리, 하효리와 치유의숲이다.

세화리 카름스테이.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세화리 카름스테이에서는 마을주민들이 모여만든 세화마을협동조합에서 오픈한 질그랭이센터가 있고, 센터 카페에선 제주산 재료로 만든 음료도 판매한다. 척박한 바다밭을 일구며 치열하게 살아온 제주해녀들의 삶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제주도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신창리 카름스테이에선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된 해안도로를 따라 줄지어선 풍차해안도로가 있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곳으로 휙휙 돌아가는 풍차와 일몰시간의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해안도로에는 조간대에 돌담을 쌓아 밀물에 따라 들어온 물고기를 썰물에 손쉽게 잡을 수 있도록 만든 원담도 있다.

신창리 카름스테이.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신흥2리 카름스테이.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동백마을로 불리는 신흥2리 카름스테이에선 마을과 함께 300년 안팎의 역사를 지닌 동백숲 안에서 그 숲이 지속되길 바라며 정성껏 가꾸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붉은 동백이 만개한 철에 방문하면 감동이 배가된다.

돌과 나무가 한껏 우거진 숲길인 남원읍 한남리 카름스테이에서 만나는 머체왓숲길은 사람 손이 타지 않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다. 숲길 탐방 후에는 하늘타리건강체험장에선 편백 족욕체험 프로그램도 있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야말로 제대로 힐링이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서귀포치유의숲은 11㎞에 걸쳐 이어지는 편백나무, 삼나무 등으로 빽빽한 숲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잘 갖춰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열린 관광지'이기도 하다. '가멍오멍 숲길' '오고생이 치유숲길' '산도록 치유숲길' 등 제주어 이름의 10개 테마길을 골라 걸을 수 있는데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쉼터와 목재의자에 드러누워 잠시 '멍 때리기' 시간을 가져도 좋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새·바람소리 등 숲에 온전히 몸을 맡기는 순간이 바로 '치유'의 시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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