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의 편집국 25시] 오영훈 지사의 '벚꽃 공약'

[김지은의 편집국 25시] 오영훈 지사의 '벚꽃 공약'
  • 입력 : 2022. 08.04(목)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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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왕벚나무 원산지인 제주의 다양한 생물 주권을 지켜 나갈 것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치르던 지난 4월 발표한 보도자료의 한 부분이다. 국립수목원이 국가표준식물목록 자생식물편에 있던 '왕벚나무'라는 이름을 재배식물목록으로 옮긴 게 뒤늦게 논란이 되자 도지사 예비후보로서 목소리를 냈다.

올해 '벚꽃 논쟁'은 얼핏 사그라진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매년 벚꽃이 필 때면 반복되는 왕벚나무 원산지 논란에, 이제는 그 이름을 두고도 시비가 붙게 됐다.

국립수목원은 유전체 분석 결과를 통해 제주산이 확실한 종에 '제주왕벚나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불러온 '왕벚나무'를 재배 왕벚만을 위한 이름으로 두면서 '왕벚나무' 자체가 우리나라 고유종이 아닌 게 됐다는 지적이 컸다.

애초에 섣부른 결정이었다. 국립수목원의 유전체 연구가 원산지를 밝히는 것과 거리가 멀었던 데다 재배 왕벚을 일본산으로 전제하면서도 그 근거를 정확히 내놓지 못한 탓이다. 상식선에서 생각해 봐도 이름 변경 자체가 뜬금없다.

제주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다. 그런데도 제주도 차원의 움직임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이 사안이 불거졌을 때에도 도청의 공식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당시 취재했던 한 관계자는 학자 간의 입씨름 정도로만 사안을 대했다.

그렇다면 오영훈 도정은 어떨까. 벚꽃은 진 지 오래지만 오영훈 지사의 '벚꽃 공약'은 여전할 거라 믿어본다. <김지은 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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