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당찬 맛집] 갓 담근 김치에 탱탱한 면발의 만남

[다시 보는 당찬 맛집] 갓 담근 김치에 탱탱한 면발의 만남
◇ 제주시 오라1동 '오양손칼국수'
칼국수·콩국수 국물에 들어가는 재료만 5~7개
매일 새로 만든 육수 고집… 땀으로 익힌 비법
서비스 보리밥도 별미… 겉절이에도 정성 듬뿍
  • 입력 : 2022. 10.20(목) 17:44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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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오라1동 '오양손칼국수'의 대표 메뉴인 바지락칼국수. 김지은기자

[한라일보] 갓 담근 김치에 탱탱한 면발 한 젓가락. 이 조합을 누가 쉽게 거부할 수 있을까. 지난 2019년 11월 한라일보 '당찬 맛집을 찾아서'에 소개됐던 '오양손칼국수'는 이런 '맛 조합'으로 손님을 끌고 있는 식당이다. 주 메뉴인 바지락칼국수와 콩국수 등도 인기이지만 반찬으로 내는 "배추 겉절이, 열무김치 마니아"가 있을 정도란다.

남편 박재필 씨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한승희 씨는 "칼국수 국물은 깔끔하고 담백하고, 콩국수는 진하고 고소하다고 많이들 찾아주신다"면서 "서비스로 나오는 보리밥과 반찬인 겉절이, 열무김치를 유독 좋아하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주인장의 '맛 자부심'에는 이유가 있다. 찾는 손님이 전보다 늘기도 했지만 그만큼 재료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칼국수 육수를 끓이는 데만 해도 대파와 양파, 무, 꽃게다리, 멸치, 청양초, 황태 대가리 등 7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콩국수에 들어가는 콩 물도 완두콩, 청태콩, 서리태콩, 돔부콩, 강낭콩 등을 한 데 갈아 만든다. 깊은 국물 맛의 비결이다.

이러한 비결은 값진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남편 박재필 씨는 지금의 식당을 차리기 전에 다른 지역에 있는 유명 손칼국수 집에서 2년간 주방일을 보조하며 노하우를 배웠다. 반죽부터 재료를 다듬고 육수를 내는 법까지 '땀'으로 익힌 셈이다.

오양손칼국수의 또 다른 메뉴인 찰보리비빔밥. 비빔밥에 곁들이라고 내어 준 국물에도 바지락이 넉넉하게 들어있다.

'오양손칼국수'의 메뉴판.

식당의 하루는 아침 일찍 시작된다. 오전 5시에 가게에 와서 육수를 내는 게 첫 일과다. 그날 만든 육수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다. 칼국수 등에 들어가는 면도 박 씨의 손을 거친다. 직접 치대 저온 숙성을 거친 반죽으로 면을 뽑는다. 그렇게 손님상에 나가는 면발은 탱탱하고 쫄깃하다.

칼국수나 콩국수, 비빔국수를 시키면 함께 나오는 보리비빔밥은 이 집의 별미다. 이 서비스 메뉴가 좋아 식당을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콩나물에 무생채 무침 정도가 얹어 나오는 보리밥에 반찬으로 나오는 열무김치까지 더해 쓱쓱 비벼 먹는 재미가 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한 끼'를 먹는 것처럼 푸짐하다.

김치에 들이는 정성도 남다르다. 김치에 넣는 새우젓은 값이 비싸도 6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광천 토굴 새우육젓을 고집한다. 사과, 배 등 과일도 아낌 없이 갈아넣는다. 한 주에 두 번 만들어 놓고 쓰는 양념에 매일 같이 배추를 버무려 김치를 만든다. 겉절이와 열무김치, 딱 두가지를 반찬으로 내기에 더 공을 들인다는 부부다. 식당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인 듯했다.

제주시 오라1동에 자리한 오양손칼국수는 매주 월요일에 쉰다. 그 외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4시 30분까지 주문을 받는다. 가격은 바지락칼국수 9000원, 콩국수 1만원, 비빔국수 8000원, 찰보리비빔밥 9000원, 오양칼국수 7000원 등이다.

제주시 오라1동의 '오양손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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