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자연과 함께하는 즐겁고도 차분한 설맞이"

[가볼만한 곳] "자연과 함께하는 즐겁고도 차분한 설맞이"
한라산, 사려니숲길부터 가볍게 즐길 이른 봄꽃까지
  • 입력 : 2023. 01.20(금)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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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설 연휴가 고작 4일이다. 설날 당일이 휴일인 일요일인 것은 연휴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일상을 살아내던 이들에게 재앙이 아닐 수 없다. 하루의 시간을 최소 3일로 분배해 아껴쓰고 나눠쓰고 쪼개쓰며 성실히 놀고 푹 익혀 쉬어줘야 한다. 마침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 해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설이다. 우선 가족들과 거한 한 끼, 푸짐한 떡국 한 그릇을 해치운 뒤 친구들과의 만찬을 즐긴다. 배 불러 살 찔 틈도 없다. 소소한 봄꽃 구경과 함께 오름과 한라산 등을 오르며 자연을 만끽해야 한다. 겨울로 접어든 지난해 12월, 성탄절을 전후로 매서운 한파와 폭설이 찾아오더니 1월 들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제주에 이른 봄꽃이 피어나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제주도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한라산 국립공원은 겨울에 특히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눈 쌓인 '설산' 한라산을 직접 본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황홀함이 있다.

한라산 설경.

다만 한라산 예약은 아이돌 공연 티켓팅처럼 예약이 어렵다. 매달 1일 예약 오픈과 함께 마감되기도 해서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사전 예약은 필수이고, 예약 성공 이후에도 등반 일정을 세밀하게 계획하는 것이 좋다.

매달 1일 예약 오픈과 함께 마감되기도 해서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예약 성공 이후 공항편이나 여행 일정 등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해당 코스 예약에 실패했더라도 한라산 등반을 아예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 백록담까지 오르는 코스 외의 코스는 예약 없이 등반 가능하다. 백록담과 함께 사진 프레임에 담길 수 있는 어리목탐방로, 영실탐방로, 돈내코탐방로와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어승생악탐방로, 석굴암탐방로를 추천한다. 다만 해당 탐방로 역시 성판악이나 관음사 코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시간 체크는 필수다.

한라산 등반 코스는 대표적으로 성판악, 관음사, 영실코스 3가지로 구분된다. 성판악은 평이하지만 등산코스가 긴 유형으로 천천히 걷고자 하는 등반객에게 적합하다. 관음사 코스는 산세가 험해 초보 등반객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영실코스는 많은 등반객들이 이용하는 코스로 초보자도 거뜬히 오를 수 있으며 3가지 코스 중에서 가장 짧은 코스다.



▶사려니숲길=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는 '사려니 숲길'을 추천한다. 경사가 별로 없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사려니숲은 유네스코가 지난 2002년 지정한 제주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곶자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15㎞ 가량으로 이어진다.

해발고도 500~600m에 위치하고 있는 사려니 숲길은 완만한 평탄지형으로 주변에는 물찻오름, 말찻오름, 괴평이오름, 마은이오름, 거린오름, 사려니오름 등과 천미천계곡, 서중천계곡 등이 분포하고 있다.

식생도 다양하다. 졸참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참꽃나무 등 78과 254종이 분포하고 있다. 육식성 포유류인 오소리와 제주족제비, 팔색조 등이 서식하고 있다. 큰오색딱다구리, 박새, 곤줄박이 등 산림성 조류와 원앙,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산림 습지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도 관찰할 수 있다.



▶이른 매화·만개한 수선화까지='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매화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핀다. 개화 시기는 빨라도 1월 말이 돼야 하는데,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귀포시는 9일, 제주시는 13일 이상 매화가 빨리 피고 있다.

제주한림공원에 핀 수선화.

이제 갓 피기 시작했기 때문에 만개한 모습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이 시기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의 모습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겠다.

제주에서 매화로 유명한 곳은 제주시에선 한림공원, 서귀포시에선 휴애리와 노리매공원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유료 입장이다. 무료로 매화를 보려면 서귀포시 걸매생태공원과 칠십리시공원 등을 찾으면 된다.

제주 한림공원에는 이미 수선화가 만개했다. 한림공원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제12회 수선화축제를 개최한다. 한림공원 내 수선화 정원에는 제주 해안에서 자생하는 '제주수선화'와 꽃 모양의 옥으로 만든 잔 받침대에 금술잔을 올려놓았다는 모양을 지닌 '금잔옥대 수선화' 등 수선화 100만 송이가 피어 향기를 내뿜고 있다.

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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