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라틴댄서들의 축제, 제주가 '딱'이었죠"

"전 세계 라틴댄서들의 축제, 제주가 '딱'이었죠"
올해 10회째 제주라틴컬처페스티벌 여는 이희백 씨
정착 첫해에 축제… 전 세계 참가자에 제주 알리기
모두에게 열린 야외 공연도… "지역사회 관심 있길"
  • 입력 : 2023. 06.16(금) 12:24  수정 : 2023. 06. 18(일) 22:20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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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열렸던 '제주라틴컬처페스티벌'. 올해 축제는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누구나 무료로 입장 가능한 야외 공연은 24일 제주시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펼쳐진다. 사진=한국라틴문화교류원

[한라일보] '국내에도 라틴댄스를 널리 알려 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시작이 됐다. 제주 이주 첫해인 2012년, 바로 축제를 열었다. '제주라틴컬처페스티벌'이다. 올해로 10회째 축제를 잇고 있는 이희백(43) 씨는 댄서이자 안무가, 한국라틴문화교류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제주였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라틴댄스로 인연을 맺은 희백·김수진 씨 부부가 3년간 해외생활을 하다 제주에서의 삶을 택한 것과도 연결된다. 희백 씨는 "라틴댄스가 처음 시작된 곳이 쿠바"라면서 "그곳과 비슷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다 제주가 딱이라는 생각에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라틴댄스를 시작한지 10년쯤 되던 해였다.

국내 행사로 작게 시작한 축제는 5~6회부터 규모가 커졌다. 전 세계에서 라틴댄스 마니아들이 찾기 시작하면서다. 제주에서 열리는 축제를 알리기 위해 팔았던 '발품'이 통했다. 희백 씨는 "저희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라틴문화 행사를 주최하는 오거나이저(축제를 열고 참가자를 조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아시아에서 열리는 축제를 다니며 홍보를 하고 꾸준히 왕래하면서 관심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공백기'는 피할 수 없었다. 2019년 이후 중단된 축제는 지난해에야 재개됐다. 올해 축제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비롯해 호주, 유럽, 미국에서 댄서와 가족 500여 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댄서와 동호인 등 1000여 명이 찾는단다. 희백 씨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라틴댄스축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제주라틴컬처페스티벌. 사진=한국라틴문화교류원

|제주 무대 '특별'… 문화 교류 장으로

축제장으로서 제주는 특별하다. 제주시 함덕 서우봉해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연은 국내외 참가자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무대가 되고 있다는 게 희백 씨의 말이다.

"전 세계 어딜 가도 이런 위치나 장소가 없어요. (다른 나라의 라틴댄스축제가) 보통 수영장이 있는 리조트나 호텔 안에서 진행되는데, 제주에선 바닷가 야외 무대에서도 공연이 펼쳐지죠. 어느 곳보다 낭만적이라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올해 축제 기간(이달 22~25일)에도 라틴댄스를 만날 수 있는 야외 공연이 준비됐다. 오는 24일 오후 5시 30분부터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진행되는 '제주라틴컴피티션'이다. 국내외 댄서들에겐 살사, 바차타 등 라틴댄스 실력을 겨루는 무대이지만, 도민들에겐 라틴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자리다. 희백 씨는 "모두가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쉽게 출 수 있는 춤"이 '라틴댄스'라고 말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함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주라틴컬처페스티벌. 사진=한국라틴문화교류원

댄스, 음악 등 라틴문화를 '공통분모'로 모인 이들은 제주에서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기도 한다. 희백 씨는 "축제는 단순히 춤을 추는 행사가 아니다"라며 "전 세계에서 모이는 댄서와 동호인들이 만나 문화를 교류하고 화합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여러 나라에서 찾는 만큼 축제는 제주를 알리는 기회이기도 하다. 희백 씨가 제주에서의 문화행사가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이후로) 지금은 저희 힘만으로 축제를 열고 있어요. 예산 부담 등이 크지만 스스로 해 나가고 있죠. 하지만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청년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도 문화예술에 대한 예산은 왜 삭감하는 걸까요. 문화가 형성되면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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