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찬·반 없이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필요" 사실상 동의

[종합] 찬·반 없이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필요" 사실상 동의
제주도, 도민 2만여 명 및 제주도정 의견서 31일 국토부 제출
5가지 사안 공동 검증·성산읍 주민 이주 등 상생 대책 요구
시민사회단체 등 주민투표 요구 배제.. 도민 자기결정권은?
  • 입력 : 2023. 07.31(월) 14:49  수정 : 2023. 08. 01(화) 22:30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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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좌정규 공항확충지원단장이 31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의견서 제출과 관련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수렴한 도민 의견과 제주도정의 의견서를 31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찬성·반대 입장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추진을 전제로 국토교통부에 각종 협조를 요청하는 등 사실상 동의 의사를 나타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2만 5746명의 도민 의견과 제주도의 의견을 31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제주도는 도민 2만5746명의 의견을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유형화하고 분석한 '제주 제2공항 의견 수렴 결과(요약)' 자료를 만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의견'도 함께 담았다.

도민 의견은 주민투표 요구가 1만3060명(50.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 추진 9334명(36.3%), 건설 반대 3283명(12.8%), 기타 69명(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정의 의견은 찬성·반대 입장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추진에 가까운 의견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우선 제주공항 수용능력 한계로 인한 이동권 제한, 기상 악화 시 빈번한 회항과 결항으로 도민 불편이 가중되는 등 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도민사회에서 5가지 사안에 대해 공동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국토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5가지 사안은 제2공항과 관련해 기본계획안에 제시된 ▷항공수요 예측 적정성 ▷조류충돌 위험성과 법정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 지역 보전 ▷숨골의 보전가치 ▷제2공항 부지 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이다.

또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주민들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 개발이익을 도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상생 지원 대책 마련, 인프라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 마련 등을 국토부에 요청했다.

다만 일련의 과정에서 오영훈 지사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도민의 '자기결정권' 보장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요구가 이어졌던 주민투표 실시가 사실상 배제됐기 때문이다. 이번 도민 의견 수렴 결과에서도 '주민투표 촉구'의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제주도는 이를 국토부 요청 사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27일 도청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주민투표 실시 요구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한 바 있다.

이에따라 제2공항 기본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주체인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기획재정부와 사업비 재협의, 국토부 항공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공항 기본계획 고시 등 법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고시 이후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본격적으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기본계획 고시 후에는 실시설계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시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작성된다. 지난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협의'가 이루어진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우 초안 작성이 15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잡은 만큼 제주 제2공항도 최소 15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제주자치도가 요구한 5가지 쟁점사항에 대한 보완 방안 등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면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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