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관광진흥기금 조성액의 60% 이상을 부담하고 있는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이 불합리한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도관광진흥기금은 도내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시설 자금과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관광마케팅 비용도 지원해 주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조성한 제주도관광진흥기금은 4000억원으로 이 중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의 납부액은 약 47%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카지노업체의 납부액이 60%이상을 차지했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자는 총매출액의 10%를 제주도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는데, 전문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도 총매출액에 포함하고 있다.
이와 달리 다른지역 카지노의 경우 총매출액을 산정할 때 전문모집인 수수료를 제외하고 있다.
제주 카지노사업자는 제주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지역보다 관광진흥기금을 더 납부하는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조세평등주의'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거나 우대하지 말아야 함에도 카지노사업 허가권을 갖는 제주자치도가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특성상 해외 VIP 고객 유치가 중요한데, 제주는 서울과 인천 영종도, 부산과 비교해 상주 외국인 수가 적고 국제 여객선과 항공편 운항이 적어 고객층 접근성이 약세한 지역이다. 제주도내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1개월 합산 매출은 수도권에 있는 1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1개월 매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외VIP 유치를 위해서는 해외 마케팅 인력과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하지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제주도관광진흥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돼 있어 해외 마케팅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카지노 설립 및 확장을 발표한 나라는 일본과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며, 법적으로 도박을 금지했던 태국도 카지노를 합법화했다.
싱가포르와 필리핀 카지노의 대성공으로 아시아 국가 사이에 그동안 법으로 금지한 카지노 규제를 풀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제주 카지노 산업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수 있다.
도내 한 카지노 전문가는 "제주특별법이 관광진흥법보다 상위법인 지위를 이용해 규제 완화가 아닌 오히려 다른지역 보다 더욱 강한 규제를 하는 규정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관광진흥기금 총매출 산정방식이다. 제주도는 산정방식에 대해 카지노 선진국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들의 경우 내·외국인 구분없이 모두 출입하는 오픈 카지노로, 이들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특별법은 실질적인 자치 분권을 보장하고 행정규제의 폭넓은 완화를 통해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국제자유도시를 만들어 도민의 복리 증진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목적을 두고 있는만큼 제주특별법의 취지에 맞게 카지노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에 제주도관광진흥기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