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의 공론화 과정을 평가 및 검증하는 백서 발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각종 도민참여단 운영을 통한 정책결정 과정의 신뢰성 담보를 위해 운영 매뉴얼 및 검증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제안이 제주도의회서 나왔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8일 제424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으로부터 올해 주요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은 "제주시는 지난해 9월 제주특별자치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본참여조례에 의거해 들불축제에 대한 숙의형 정책청구가 이뤄지자,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를 추진했으며, 그 결과 들불축제의 불놓기 폐지 등을 결정한 바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제주시민 모집단의 연령 등 대표성을 고려하지 못한 원탁회의 참여단 구성이 이뤄지는 등 숙의과정에 대한 신뢰성 상실 문제가 거론됐고, 이에 지난해 10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전반적으로 정리하고 확인하는 검증보고서 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지적 이후 이후 4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증 내용을 담은 백서 발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제주도에서 진행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공론화 등 연구용역'의 공론화 백서 처럼 단순히 도민참여단, 도민경청회 등 회의체 운영을 시간 순으로 나열하고, 또 현수막 시안, 참여자 동선, 기념품·간식 사진 등을 제시하는 일지 또는 정산보고서 수준의 백서가 발간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들불축제 공론화 과정은 도민사회 내 많은 논란을 야기한 만큼 그 과정이 세세하게 기록되고, 특히 원탁회의 참여단 구성 결정 이유 및 도민 여론의 변화 과정 등을 제시함으로서 실질적 검증이 이뤄지는 백서가 발간돼야 한다"면서 "민선 8기는 다양한 도민참여단 운영을 통해 정책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운영 가이드라인이나 백서 작성 매뉴얼, 그 과정에 대한 검증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함에 따라 '제주 숙의민주주의 실현 주민참여기본조례 등의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날 회의에서는 들불축제가 올해 열리지 않는 것과 관련해 향후 후속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은 "올해 들불축제를 열지 않기로 하는 과정에 굉장히 많은 논란이 있었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아쉬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음력으로 1월 15일이 정월대보름날인데 최근 다른 지자체에서는 달집태우기를 했다. 어마어마한 연기와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들불축제가 제주관광을 대표하는 하나의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들불축제가 열리지 않은 뒤 후속조치가 없었다. 들불축제 버금가는 축제를 만들어내지 못할 망정, 올해에는 이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변영근 제주시 부시장은 "전혀 계획이 없는것은 아니며 내년을 위해 시민기획단을 96명 모집했고, 앞으로 회의를 통해서 내년 추진되는 들불축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