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의사협회가 정권 퇴진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에 나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필요성과 산출 근거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검토했다"며 "인력 추계에 사용되는 통계적 모형을 기초로, 인구구조의 변화, 질병구조의 변화에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 수요 변화까지 반영한 것"이라고 증원 규모의 산출 근거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의사협회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도 없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의사들의 병원 복귀를 촉구했다.
4·10 총선을 일주일여 앞둔 이날 윤 대통령이 총선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면서 담화 내용이 총선 민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야권은 기대에 못미치는 일방통행의 전형이라고 혹평하며 깎아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역시나 마이동풍 정권임을 확인시켜주는 담화였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새로운 미래 대표 역시 "오늘 대국민담화는 일방통행의 전형이었다"고 혹평했다. 양향자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만우절 장난 같은 대통령 담화"라며 "국민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국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대국민 담화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는 않고 있다.
다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총선 지원 유세를 하던 중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숫자에 매몰될 문제는 아니"라며 증원 규모를 두고 윤 대통령과 입장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 국민의힘 총선 후보는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해 탈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고 밝혔다.
함 후보는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라며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9일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전념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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