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민선8기 제주도정을 상대로 올해 첫 도정질문을 벌였으나 새로운 현안 발굴 없이 '맹탕'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제426회 임시회를 열고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오영훈 제주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벌였다.
이번 도정질문 기간 동안 의원들은 지역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의를 준비하고 오 지사의 입장과 대안, 방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환경보전분담금 등 중복 질문이 이어지며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도정질문 과정에서 오영훈 지사가 도의원과 설전을 벌인 질문 주제는 강상수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서홍동)의 한라산케이블카 도입과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의 청년정책 관련 질문 등 크게 두가지다.
강 의원은 도정질문 첫날인 16일 제주도정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의 사업에 더해 한라산 케이블카 도입을 병행하자고 제안했고, 오 지사는 이미 지난 도정질문 당시 답변했던 질문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뒤 UAM관련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오히려 관련 업계에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오 지사는 도정질문 마지막날인 18일에는 한권 의원과 제주 청년정책과 예산 신속집행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한 의원이 제주 청년정책과 관련해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들이 반영되는 정도가 낮다는 취지로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에 오 지사는 전임 도정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한다는 게 납득이 가질 않고, 당혹스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또 이날 제주도는 한 의원의 청년정책 지적과 관련해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일일히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또 이날 한 의원의 올해 예산과 관련해 제주도가 신속 집행했지만, 제주 출자출연 기관에 예산이 묶여 있다고 지적하자, 오 지사는 상반기 4~5월 정도에 대부분 진행되는 사업으로 3월 기준에서 집행률 개선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출자출연기관의 성격, 지출과 관련된 일련의 절차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기싸움을 벌였다.
이번 도정질문을 통해 자신의 입지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의원들도 눈에 띈다.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은 도내 읍면지역의 미분양 주택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고, 오 지사로부터 행정 규제 등 별도의 방법을 찾아보겠다라는 답변을 받아내는 등 제도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을)은 대중교통 중앙차로제 확대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이 때문에 교통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이에 오 지사는 지난 도정에서 이미 추진되던 정책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애로사항을 토로하며 향후 중앙차로제 확대 과정에서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오영훈 지사는 18일 모든 도정질문이 끝난 뒤 김대진 부의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단상에 올라 "지난 3일간의 도정 질문 과정에서 의원들께서 도정 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주셨다"면서 "그 점은 집행부에서 실·국별로 다시 한번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 "답변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께 성숙되지 못한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켰거나 또 마음을 아프게 한 게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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