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장기적 경기침체로 도민은 물론 제주를 찾은 관광객도 갈수록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어 지역경제 활력이 요원하다. 특히 그동안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잘 버티던 도내 소상공업체들이 '줄도산'하며 경제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4일 제주특별자치도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6월 제주도 주요 소비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이뤄진 도내 전체 카드이용금액은 1662억원으로 전월인 5월 1812억원과 지난해 같은 기간인 6월 1849억원에 견줘 각각 8.3%, 10.1% 줄었다. 1인당 1일 평균 카드이용금액은 7만6900원으로 전월의 7만8900원보다 2.5%, 전년 동기의 8만120원 대비 4.0% 감소했다.
전달에 견줘 특히 화장품과 방향제 소매업(43.5%), 정기 항공운송업(9.4%), 휴양콘도 운영업(1.5%)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전월보다 이용금액이 축소됐다. 입도 관광객들이 꼭 필요한 곳에만 지출한 채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렌터카 임대업(-31.6%), 골프장 영업장(-21.6%), 육류 소매업(-19.4%), 관광 민예품 및 선물용품 소매업(-10.1%), 면세점·수산물 소매업(각 -7.3%), 여관업(-7.0%), 편의점(-2.5%) 등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년도 동기에 비해서도 화장품 및 소매업(104.0%), 욕탕업(29.2%), 건강보조식품 소매업(19.4%), 기타 수상오락서비스업(14.6%) 등을 제외하면 모든 업종에서 카드이용금액이 줄었다.
6월 국내 관광객 1인당 카드이용금액은 4만8600원으로 전달 5만2500원, 전년도 같은 기간의 5만9200원보다 7.5%, 18.0% 각각 줄었다. 1인당 1일 평균 카드이용금액도 전월보다 1.0%, 전년도 동기보다 8.5%가량 씀씀이를 줄였다. 중국인 관광객도 그동안 선호했던 골프장(-29.6%), 육류(-33.1%), 건강보조식품(-27.8%), 호텔(-14.8%) 등에서의 소비를 줄이고 편의점(41.1%), 빵·과자류(38.1%) 소비를 늘리는 등 알뜰관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난 한달간 제주에서 소비한 카드이용금액은 14억원에 못 미쳤다. 1인당 결제액도 17만2500원으로 1년 전의 22만3800원에 비하면 23.0%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내·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성향이 바뀌면서 제주지역 소상공업체의 경영난으로 직결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어렵게 버티던 관련 업체들이 자금 압박 등을 이기지 못하면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정부지원금이 끊기고 대출자금 상환기일이 도래하면서 '줄도산' 사태로 번지고 있다.
최근 4년간 폐업 업체는 2020년 618곳, 2021년 723곳, 2022년 965곳, 2023년 1706곳으로 크게 늘고 있어 문제다. 도내 소상공인 사업체 수가 11만9126곳으로 도내 전체기업의 95.4%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폐업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연쇄적 붕괴가 우려된다. 현재 정부와 제주도정의 일회성에 그치는 경기 부양책으로는 실질적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6월중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119만2000여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6000여명 늘었다. 내국인 7만9000명이 줄었으나, 외국인은 11만500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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