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는 2026년 7월 출범을 목표로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등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오는 2026년 7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출범을 목표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르면 오는 29일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한다.
26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오영훈 제주지사와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은 29일 오전 10시 도청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건의'를 앞두고 도민들에게 관련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고됐다. 제주도는 기자회견 당일 또는 다음날인 30일 중에 행정안전부에 공문을 보내 주민투표를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공식 건의서, 어떤 내용이?
정식 서류를 접수하기 전이지만 제주도는 사실상 건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등에 이미 구두 건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앞서 오영훈 지사는 지난 25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제7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 시간을 통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올해 안에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지사, 관계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해 있었다.
특별자치시·도 담당 정부 부처인 국무조정실에는 건의문이 건네졌다. 오 지사는 같은 날 만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에게 제주도와 도의회의 공동 건의문을 전달했다. 주민투표 요구권을 가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도 이날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이뤄지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가 조만간 행안부에 공식 제출할 주민투표 건의서에는 기초자치단체 설치 필요성과 그간의 도민 공론화 과정, 각종 여론조사 결과 등이 담길 것으로 확인됐다. '3개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설치'라는 제주도의 추진안에 맞춘 주민투표 형식도 포함된다.
제주도는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찬성, 반대를 묻는 '1안'과 현행 행정 체제 유지와 기초자치단체 설치 중에 하나를 고르는 '2안'을 모두 넣기로 했다. 최종 투표형식은 차후에 행안부와 논의해 결정한다. 주민투표법에는 찬성·반대를 묻거나 두 가지 사항 중 하나를 선택하는 형식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주민투표 '불발'이냐 '실시'냐
제주도는 이달 안에 주민투표 건의를 마치고 올해 11월 주민투표를 목표하고 있다. 2026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뽑고, 같은 해 7월 기초자치단체를 출범시키기 위해 '마지노선'으로 정한 시간표다.
그러나 행안부 장관이 9월 안에 도지사에 주민투표를 요구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 결과는 예측불허다. 행안부 내부에선 제주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두고 '신중론'이 제기되는 만큼, 검토 과정이 길어질 경우 사실상 '올해 내 주민투표'는 불발된다. 도지사가 주민투표 요구 사실을 공표하고 도의회 의견수렴, 투표 실시 여부 통지 등을 거쳐 실제 주민투표가 이뤄지기까진 60일간의 법정 기간이 소요되는 탓이다.
정부를 설득해 올해 안에 주민투표를 치르더라도 숙제는 있다.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역(제주도)과 기초자치단체 간의 사무 재편, 3개 기초 간의 균형적 재원 배분 등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주민 의견을 제대로 물을 수 있느냐는 지적은 도의회도 제기해 왔다.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 관계자는 "주민투표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민 대상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투표를 공식 건의한 뒤에는 전문가 토론회, 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해 사무 배분 등을 어떻게 할지 모색하며 도민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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