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버스 노선 개편이 일주일 만에 일부 조정됐다. 버스 노선 폐지, 배차 간격 조정 등으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면서다. '버스 운영 효율화'를 내걸었던 개편이 도민 불편으로 이어지자 제주도는 "매주 목요일마다 개선 사항을 실행하겠다"는 계획까지 꺼냈지만, 사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새로운 버스 노선 개편이 예고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접수된 민원은 모두 361건이다. 제주도가 8월 시행 개편안을 발표한 날로부터 16일 간 쏟아진 개선 요구다. 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달라거나 운행 시간과 노선 변경, 정류소 추가 등의 민원이 주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제주도는 일부 노선의 버스 운행 시간, 배차 시간 등을 보완해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최종적으로 '버스 75대 감차, 85개 노선 변경'을 예고하며 내놨던 대책이다. 앞서 제주도는 시행일까지 일주일 정도 남은 지난달 26일, 노선 개편으로 접수되는 민원을 주 1회 단위로 검토해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1차로 보완된 노선을 보면 출퇴근 시간대 버스 운행 시간을 조정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던 222번(제주→표선), 291·292번(한림→제주), 311번(함덕→제주), 432번(제주시내 순환) 노선에서 시간표가 조정됐다.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가는 800·801번의 배차 시간과 막차도 변경됐다.
서귀포 동·서지역을 연결하는 500번 도심급행버스 정차 정류장은 기존 12곳에서 16곳으로 늘어났다. 제주도는 500번 버스를 새로 도입하며 '대정~남원' 구간에서 12개 정류소만 멈춰 15분 이상 빠른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국 출퇴근, 등하교 시간대 불편 신고가 이어지며 정류소를 늘리게 됐다.
수요맞춤형 버스 운영도 확대했다. 제주도는 기존 11개 노선에 더해 7개 노선에도 수요맞춤형 버스를 운행한다. 추가 투입 노선은 ▷제주↔대정 급행(151-1번) ▷서귀→제주 급행(800-1번) 시간 조정 ▷제주↔성산 급행(111-1번) ▷제주↔성산 간선(211-1번) ▷제주↔교래↔서귀 간선(232-1번) ▷신흥↔서귀 간선(295-1번) ▷오등·영실↔제주여고(434-1·435-1번)이다.
제주도는 도민 불편이 가장 많이 접수된 231·232번 노선에 대해서도 보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노선은 제주 남동부 중산간과 제주시·서귀포시를 연결해 왔지만, 이용률이 낮고 장거리 노선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로 종점이 서귀포에서 남원으로 변경되는 조정이 있었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버스 노선 개편 1차 보완 내용을 설명하며 "남조로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이 서귀포 지역으로 등하교 할 때 불편이 있어 개선 요청이 많다"면서 "기존 노선으로 해결이 안 되면 배차 간격이 넓어지는 부분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버스 노선 개편 전에 불편 사항을 예측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5대 버스를 감차했기 때문에 배차 간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상했던 불편"이라며 "다만 이번 감차는 (예산 절감에 치중했다기보다) 비효율 노선, 빈 차로 다니는 노선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앞으로도 불편 사항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개선 사항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개편으로 기존에 운행되던 노선버스 680대 중에 75대(11%)를 줄였다. 제주도는 이를 통한 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 절감액이 연간 180억원에 달하고, 10년간 2109억원, 20년간 5083억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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