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한권, 양홍식, 강봉직, 김승준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 1차산업이 기후 위기로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지만 제주자치도의 재정 투입은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15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을 상대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며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이 2025년도 제주도 본예산의 세출 예산을 기능별로 분석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농림해양수산' 예산은 7684억원으로 올해 본예산(7458억원)보다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올해보다 각각 26.3%, 3.9% 감소세를 보인 '국토 및 지역개발', '보건' 예산에 이어 낮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제주시 화북상업지구 체비지 계약해지 반환금으로 인한 감액분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보건 예산이 일시적으로 증액됐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농림해양수산 예산 증가율이 최하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농림해양수산 분야 3% 증가율도 수산업이 선방해서 유지한 것"이라며 "농업·임업 분야 예산만 따로 빼서 증가율을 보면 0.94%, 1%가 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재정 투자로 하루가 다른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농가 소득, 농업 경쟁력을 올릴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라며 "예산과 정책에는 적기가 있다. 오늘 대응하지 않으면 내일은 2~3배, 모레는 3~4배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일부 사업의 경우 올해보다 예산이 크게 깎이면서 도정 정책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홍식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제주도 친환경농업정책과 소관인 '소규모 농가 경영안정 지원사업' 예산을 보면 올해 22억4000만원(자체 재원)이 편성됐는데, 내년에는 7억원으로 15억원 이상이 감액됐다"며 "이 사업의 수혜자는 소규모 농가와 청년 농업인이다. 제주도정이 청년 농업인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이를 위한 투자에는 너무 소홀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세출 효율화' 차원에서 불가피했다면서도 "예산 확보에 부족한 점이 있다. 청년 농업인과 소규모 농가의 경영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내년도 추경안을 통해) 예산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15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 등을 상대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의원들은 기상 이변으로 농가 피해가 늘어나는 데 반해 피해 조사와 보상 규모 등에선 현실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하며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봉직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애월읍을)은 도내 콩 재배 농가가 최근 잦은 비와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인해 곰팡이 피해를 입으면서 콩 수확을 포기하고 있지만 피해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승준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한경·추자면)도 콩 뿐만 아니라 수확 시기에 들어서는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등의 피해도 심각하다며 행정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1000평 규모로 농사를 지었을 때 70~80% 피해를 보면 대파했다고 볼 수 있는데도 (피해 조사를 나오는) 손해사정사는 10~20%로 잡는다"며 "현실을 모르는 거다. 이러면 누가 돈을 들이면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콩은 물론 모든 월동채소 작물들이 거의 대부분 1년 농사다"라며 "힘든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에서 방법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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