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지 증거'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 제대로 보호될까

'자생지 증거'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 제대로 보호될까
2016년 발견된 이후 보호·관리 없이 방치
도, 산림청에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신청
8~9월 중에 현지조사… 11월에 최종 결정
  • 입력 : 2023. 07.25(화) 14:12  수정 : 2023. 07. 26(수) 19:58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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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봉개동 견월악 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 현재 수령이 272세로 추정된다.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속보= 전 세계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인 제주도의 최고령 왕벚나무를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해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수년째 별다른 보호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본보 6월 8일자 7면 '왕벚나무 이름 바로잡고 자생지 보호체계 갖춰야')돼 온 가운데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는 제주시 봉개동 견월악 인근에 자라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2016년 처음 발견한 나무이다. 높이 15.5m, 밑동둘레 4m49cm로 지금껏 제주에서 발견된 자생 왕벚나무 중에 가장 크다. 당시 나무 목편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수령이 265세로 추정됐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272세에 달한다.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는 그 존재로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이 나무를 발견해 알리면서 "제주도가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오랜 기간 제주 자연에서 왕벚나무가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발견된 지 7년이 넘도록 보호·관리를 위한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지마다 연분홍 꽃을 피운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 한라일보 DB

최근에 들어서야 제주도 차원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최고령 왕벚나무를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산림청에 관련 신청서를 제출했다.

제주도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제주 최고령 왕벚나무는 생태적이나 경관적,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다"면서 "당초 지역 향토유산으로 지정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제주에 국한되기보다 국가적으로 보호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정 받는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조만간 현지 조사를 거쳐 지정 타당성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 조사에서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예정 공고, 심사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 관계자는 "심사위원회 심사는 오는 11월에 예정돼 있다"면서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면 12월 중에 고시를 거쳐 확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이 지정하는 국가산림문화자산은 이달 기준 전국에 85개소이다. 제주에선 도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삼나무숲인 '서귀포 한남 삼나무숲'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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