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결산 (상)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결산 (상)
조직 '불협'…행사 '미숙'…관중 '외면'
  • 입력 : 2001. 11.07(수) 16:43
  • /성의돈기자 edsu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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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및 제8회 세계여자태권도선수권대회는 행사를 준비한 담당 기관은 물론 도민들에게 희망과 함께 과제도 남겼다. 경기를 즐길 줄 모르는 문화, 연맹과 협회간 불협화음으로 촉발된 미숙한 대회운영,노하우 부족에 따른 스포츠 이벤트 전문가 육성의 필요성 등이 그것이다.

 본지는 몇차례로 나눠 이번 대회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 지 조명해보고 그 발전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번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는 90개국에서 선수 6백55명과 임원 등 모두 1천66명이 참가했다. 12년만에 종주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참가국 수도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동메달 1개 이상 가지고 간 나라는 전체 참가국의 30% 정도인 27개국이다. 전세계 태권도 인구가 5천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참가국 수는 많은 편이다. 생활체육을 중시하는 외국의 경우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또 동메달이라도 딸 경우 이를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계태권도대회는 7일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제주도에서 파견돼 대회를 준비했던 공무원과 전문가, 자원봉사자 등이 대내외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었기에 가능했던 게 사실이다.

 대회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위해 자원봉사자를 대거 모집했다. 하지만 지원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대학생들과 외국어가 가능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 통역 81명과 의무 3명, 안내·질서유지 1백6명 등 모두 1백80여명을 뽑았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외국에서는 자원봉사가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도 자원봉사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이번 대회를 통해 도민들이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도 새삼 확인했다. 하루 평균 유료 관중은 2백∼3백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FA컵과 프로야구 제주 개최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종주국인 한국, 그 중에서도 제주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많은 도민들의 참관이 기대됐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이런 현상은 도민들이 스포츠를 즐길만한 여유가 없던가 아니면 경기가 재미가 없어서 일 것이다. 도민들은 물론 전세계 태권도인들이 즐겁게 경기를 즐기고 관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경기 규칙을 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세계태권도연맹과 대한태권도협회간 불신을 없애는 등 대내외적인 불협화음과 불신을 없애는 것도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것이다.

 외국어 통역 자원봉사를 맡은 부선희씨(제주대 중어중문학과)는 “얼떨결에 자원봉사를 하게 됐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도움이 되는 게 많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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